저축은행 79개사 2분기 연속 ‘적자’…대손비용 가중
전문가, “부동산 회복 없으면 업황 개선 어렵다” 경고
전문가, “부동산 회복 없으면 업황 개선 어렵다” 경고

우리나라 저축은행은 작년 하반기부터 금리 인상이 본격화한 이후, 조달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경기침체로 인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가 커지면서 저축은행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이다.
저축은행 리스크가 커지면서 신용등급이 줄줄이 떨어지고 있어, 금리인하와 부동산가격 회복 등 업황이 변화가 없을 경우 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 79개사는 올해 2분기 43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1분기(528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저축은행 상위 10개사들도 순이익 감소를 피하긴 어려웠다. 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애큐온·다올·상상인·모아·신한 등 10개 저축은행의 상반기 합산 영업실적은 20억원 손실로 집계됐다. 이들 저축은행은 작년 상반기에는 순이익 5204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저축은행 실적 악화 배경은 예수금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예대마진 축소, 대손상각비 등이 확대된 영향이다. 저축은행의 수신금리는 업계 유동성 확보 노력에도 불구하고 12개월 기준 4.16%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반면 대출금리는 신규대출 감소와 법정최고금리 제한으로 인해 예대마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수익성은 악화하는데, 위협요인은 커진다. 대출상환이 어려운 한계차주가 늘어나면서 부실채권 매각 관련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시장 회복 지연으로 PF 대출과 관련한 대손비용 부담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나이스신용평가 분석을 보면 저축은행이 보유한 PF대출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2021년 말 12.8%에서 2022년 말 23.7%, 올해 6월 말 41.0%로 급등했다. 2023년 6월 말 브리지성 토지담보대출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도 33.4%에 이른다.
PF 만기 재연장과 저축은행 PF대출 자율협의회 개시 등으로 인해 부실화된 PF 반영이 늦춰지면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는 착시현상도 이어진다. PF대출 고정이하여신은 지난 2021년 말 기준 1.3%에서 올해 6월 말 2.7%로 1.4%p 오르는 데 그쳤다. 부동산시장 부진 장기화로 요주의 자산의 고정화가 진행될 경우 대손비용 반영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리스크가 커지면서 저축은행 신용등급은 줄줄이 떨어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달 8일 더케이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0로 유지하면서도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지난 6월 OSB저축은행(BBB0)에 대해서도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이 밖에 한국신용평가는 6월 웰컴저축은행에 대해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키움저축은행의 기업신용등급(A-)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나이스신평은 보고서를 통해 “통화 긴축으로 인한 금리 상승과 부동산시장 부진으로 인해 부동산 자산을 확대한 저축은행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면서 “부동산가격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한 저축은행 부실 위험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