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계열사 노조, 20일 자경위 앞두고 낙하산 인사 반대 기자회견 개최
노조, "금융지주 15년간 은행 출신 인사 카드사 CEO에 내정해"... 카드 이해 없는 인사 근절돼야
노조, "금융지주 15년간 은행 출신 인사 카드사 CEO에 내정해"... 카드 이해 없는 인사 근절돼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신한카드지부는 15일 오전 11시 신한금융그룹 본사 앞에서 일방적 CEO 선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지난 8일 신한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진옥동 현 신한은행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오는 20일에는 신한카드를 포함한 신한투자증권, 신한라이프 등 자회사 경영관리위원회의 계열사 CEO 인사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 및 주요 계열사 노조는 당일 아침까지도 기정사실화됐던 현직 회장이 면접장에서 갑자기 용퇴 의사를 밝히는 등 이번 회장 선임 과정은 비상식적이고 불투명한 모습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한금융지주는 비상식적인 회장 선임 외에도 전문성이 요구되는 주요 계열사 CEO의 자리에 지주의 입맛에 맞는 낙하산 인사를 꽂아 넣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신한카드는 임영진 사장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차기 사장 후보로 이인균 신한지주 부사장(COO·최고운영책임자)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부사장은 한양대 영문학과를 나온 이후 조 회장이 신한은행장이던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전력이 있는 조 회장의 최측근이다.
신한카드 노조는 지난 2007년 신한금융그룹에 신한카드가 편입된 이후 15년간 계속 은행 출신이 CEO에 선임돼 왔다며 비은행 계열사에 해당 산업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은행 출신을 일방적인 낙하산 인사 식으로 임명하는 것은 잘못된 처사라고 주장했다.
김준영 신한카드지부 지부장은 "신한금융지주는 인사, 조직, 전략, 재무, 영업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자회사에 대한 지나친 간섭과 압박을 행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카드업계가 조달금리 상승, 자금시장 경색 등 여러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1등 카드사라는 이유만으로 그 어떤 지원도 없이 6000억원이 넘는 과도한 손익목표를 부여하며 회사를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언론에서 차기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모두 지주의 입맛에 맞거나 관리가 용이한 낙하산 인사들"이라며 "이들은 카드산업에 대한 이해나 전문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신한카드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차기 CEO가 갖춰야 할 조건에 대해 낭독했다. 노조는 최근 카드업계가 자금시장 경색, 지불결제 시장에서 빅테크와의 경쟁 심화 등 카드업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커져 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헤쳐나갈 전문성과 카드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인물이 내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조합과 함께 내부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의지와 결단력이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 지부장은 "1등 지위에도 불구하고 다른 계열사나 경쟁사에 비해 나을 것이 없는 급여와 복리후생, 근무환경, 승진적체 문제 등 직원의 기대와 아픔을 이해하고 희망과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더 큰 성과를 만들어 가는 통 큰 리더십을 차기 CEO에게 요구한다"며 "지주는 이를 위해 낙하산 인사를 중지하고 계열사의 독립경영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한금융지주 측은 이에 대해 원래 일정대로 자회사 경영관리위원회를 열 것이며 조 회장과 진 행장의 협의 아래 인사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신한카드는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