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금융, 거래소, 손보협회 이어 은행연합회도 가세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들이 금융기관 수장 후보로 속속 내정되거나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지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차기 손해보험협회장에 내정된 것을 비롯해 유광열 금융감독원 전 수석부원장이 서울보증보험 차기 사장에 단독후보로 결정되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는 형국이다.
정 내정자는 과거 재무부 출신으로 한국증권금융 사장,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이어 손보협회장까지 3차례 연이어 금융 유관 기관장을 차지하게 된다.
낙하산 인사 논란에 은행연합회도 가세했다. 차기 은행연합회장에는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는 그동안 재정경제부 출신인 박병원, 신동규, 유지창 회장 등 역대 회장 12명 중 8명이 재경부와 한국은행 출신으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다만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은행연합회장 자리를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위원장은 김태영 현 은행연합회장에 “차기 은행연합회장 자리에 생각이 없다”며 “은행업계를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업계 출신 인사가 맡는 게 자연스럽다”는 견해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민간은행 출신들도 거론되고 있는데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과 김한 전 JB금융지주 회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등이다.
은행연합회는 다음 주중 후보을 추천하고 최종 후보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또 다시 관피아, 모피아 출신이 자리를 꿰찰지 주목된다.
금융기관 낙하산 논란에 대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권에 만연한 전관특혜 문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지난 10일 박 의원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 지난 국정감사에서 지적했던 금융권 낙하산 인사에 대한 금융위 차원의 쇄신안 마련 진행상황에 대해 물었다.
박 의원은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1월 1일 임기만료가 되자마자 손해보험협회장으로 내정된 것과 유광열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퇴직한지 6개월도 되지 않았는데 검사대상으로 삼았던 서울보증보험 대표직에 응모한 것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모든 사기업이나 협회가 기관에 유리한 관련 공직자를 모셔가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4년 뒤, 5년 뒤 내가 갈 수도 있는데 관리, 감독이 제대로 될 수 있겠냐. 그럼 공무원 재취업 심사는 왜 있냐”고 비난했다.
이에 은 위원장은 “업계에 있는 분들이 좋은 분들을 모셔간 것이기 때문에 금융위와는 별개로 봐야 한다”면서 “언론기사는 다 추측”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수출입은행장을 했는데 수출입은행 직원이 거래 기업을 가는 건 맞지 않겠지만, 금융위에서 30년 일했다고 해서 죄를 지은 거냐?”고 반문했다.
은 위원장은 도 “다음에 갈 걸 대비해서 봐줄 거라고 예단하면 어느 공무원이 일을 하겠냐. 공무원들도 자리에서 소신껏 일하는데 그렇게 말하는 건 공무원 전체를 다 모독하는 일”이라면서 “최적의 사람, 능력 면에서 훌륭한 사람이 기관에 가서 잘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보답”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금융위원장이 그렇게 안일하게 말하면 안 된다”면서 “대통령이 전관특혜 전관예우 얘기했는데 그게 공무원 모독하는 거냐”고 말했다.
백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s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