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 일부를 매각한 자금으로 지배구조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정 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보유 과정과 처분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1월 7일 정의선 회장이 지분 3.29%(123만2299주)를 팔아 지분을 20.00%(749만9991주)로 낮췄다고 공시했습니다. 현대글로비스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회장이 최대주주입니다.
정의선 회장의 지분은 보다 정확하게 하면 19.999976%로 20%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같은날 지분을 전량 매각했습니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글로비스가 출범할 당시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과 함께 지분 100%를 갖고 있었고 정의선 회장이 최대주주의 지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갖게 된 것은 지난 2001년 2월 현대글로비스의 전신인 한국로지텍이 설립되면서부터 시작됩니다.
현대차그룹은 2001년 2월 한국로지텍이라는 물류 계열사를 설립했는데 출범 당시 자본금은 12억5300만원 규모로 알려졌습니다. 출범 당시 액면가는 5000원입니다.
한국로지텍의 자본금은 2001년 말 25억300만원으로 늘었고 2002년 7월 49만9400주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2002년 말 자본금이 50억원으로 불어났습니다.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분포는 2003년부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나타났습니다. 2003년말 총 주식수는 100만주이며 정의선 회장이 지분 59.85%(59만8482주), 정몽구 명예회장이 지분 40.15%(40만1518주)의 지분을 차지했습니다.
현대로지텍은 2003년 6월 회사명을 글로비스로 바꿨습니다. 글로비스는 2011년 3월 현대글로비스로 또다시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현대글로비스는 설립 이후 계열사 물량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매출액과 순익이 급성장했고 상장 후 주가가 상승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정의선 회장의 지분은 2003년 59.85%에서 2004년 지분 20% 상당을 노르웨이 해운사 빌헬름센(Wilh. Wilhelmsen ASA)에 매각하면서 지분이 39.85%로 낮아졌습니다.
빌헬름센은 2004년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도 지분 5%를 사들여 2004년 말 지분 25%(25만주)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을 매각해 받은 돈으로 기아자동차 주식을 1%(337만주) 상당을 사들이는데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글로비스는 2005년 10월 31일 액면가 5000원을 500원으로 액면분할 한데 이어 같은해 12월 26일 한국거래소에 상장됐습니다.
현대글로비스는 당시 300만주였던 주식이 액면분할로 3000만주로 늘었고 750만주를 공모하면서 총 주식수가 3750만주가 됐습니다. 현대글로비스의 총 주식수는 올해 3월 말까지 3750만주를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의선 회장의 보유 주식은 2005년 액면분할로 1195만4460주로 늘어났고 지분은 현대글로비스 공모로 31.88%로 2004년 말보다 7.97%포인트 줄었습니다.
정의선 회장은 2005년 12월 31일 주식소유상황신고서를 통해 현대글로비스 주식 1195만4460주를 주당 500원에 취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정의선 회장은 정몽구 명예회장 함께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주당 500원에 취득했고 노르웨이 해운사 빌헬름센에 높은 가격으로 매각해 기아자동차 주식을 사들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어 현대글로비스 상장으로 주식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는 길도 열렸습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지난 2006년 후계구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려다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됐으나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으며 1조원의 사재를 출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글로비스의 주식을 현대자동차에 대물변제하는 등으로 현대글로비스 보유 지분이 줄었으나 정의선 회장의 지분은 2014년 말까지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정의선 회장은 2015년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블록딜(대량매매)로 매각해 지분율을 낮추며 일감몰아주기로 인한 사익편취 규제에서 벗어난 바 있습니다. 이때 정몽구 명예회장도 함께 지분을 팔았습니다.
정의선 회장은 2015년 2월 6일 시간외매매로 지분 8.59%(322만2170주)를 팔았는데 주당 평균 매각가격이 23만500원입니다. 정의선 회장의 매각 대금은 7427억원에 달합니다.
정의선 회장은 이어 올해 1월 7일 보유 지분 3.29%(123만2379주)를 주당 평균 매각가격 16만3000원에 처분했습니다. 정 회장의 매각 대금은 2009억원 규모에 이릅니다.
정의선 회장은 2015년과 2022년 두차례의 현대글로비스 주식 매각에서 9436억원을 현금화했습니다.
정의선 회장이 두차례에 걸쳐 판 현대글로비스 주식수는 445만4549주입니다. 정 회장은 이 주식의 매입에 평균 취득단가가 500원이라고 공시한바 있어 주식매입에 들어간 돈은 22억원을 약간 넘습니다.
정의선 회장은 2015년과 2022년의 두차례 현대글로비스 지분 11.88%(445만4549주)를 팔면서 9414억원 상당의 차익을 남긴 셈입니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3월 말 기준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20.0%(749만9991주)를 갖고 있어 20일 종가 18만1500원을 기준으로 1조3612억원에 달합니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주식 749만9991주를 갖는데 투입된 돈은 주당 500원으로 37억5000만원에 불과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