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5·18 탱크데이’ 논란 관련 직접 대국민 사과
핵심 실무진 휴대전화 제출 거부·메신저 기록 멸실로 고의성 규명 실패
불매 확산·이마트 주가 변동·콜옵션 우려까지 그룹 전반 부담 확대
핵심 실무진 휴대전화 제출 거부·메신저 기록 멸실로 고의성 규명 실패
불매 확산·이마트 주가 변동·콜옵션 우려까지 그룹 전반 부담 확대
이미지 확대보기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번 조사 과정에서 행사 실무진 5명 중 3명이 사생활 보호 등을 이유로 개인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했다. 사내 메신저 기록 역시 서버 보관 기간 경과로 상당 부분 삭제된 상태였다. 신세계 측은 “사전 공모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도 “전체 사실관계를 모두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사태의 핵심인 고의성 유무 판단은 경찰 수사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앞서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24일 정 회장과 손정현 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 등을 모욕 및 5·18 민주화운동 특별법 위반 혐의로 절차상 입건했다.
정 회장은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 기자회견에서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과 광주 시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 시스템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근본부터 다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신세계는 내부 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조사 대상은 실무진과 결재라인 임원 등 총 15명으로, 업무용 노트북·사내 메일·메신저 포렌식과 교차 면담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 신세계는 스타벅스코리아 내부의 마케팅 검증 체계가 사실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문제가 된 ‘탱크데이’ 행사명은 지난 4월 버디위크 행사 조정 과정에서 확정됐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썸머 프리퀀시 일정 변경 이후 대체 행사 상품으로 ‘탱크·단테·나수’ 텀블러를 선정했고, 이 가운데 ‘탱크 텀블러’ 행사를 매출 효과를 고려해 5월 18일로 배치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4월 20일 임원 대면보고와 21일 대표이사 메일 보고, 22일 최종 결재까지 이뤄졌지만 ‘5월 18일 탱크데이’ 표현에 대한 문제 제기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논란이 된 ‘책상에 탁!’ 문구는 행사 직전 커머스팀이 추가했으며, 실무진은 기존 문구와 운율을 맞추는 과정이었다고 진술했다. 일부 표현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추천을 참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부 승인자는 디자인 시안이 담긴 메일 첨부파일조차 열어보지 않은 채 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 진행되던 법무팀 검토 절차 역시 이번 행사에서는 생략됐다. 신세계는 “마케팅 즉시성을 우선시하면서 내부 검증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온라인에서 확산된 일부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탱크 텀블러’ 명칭은 해외 제조사가 실제 물탱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제품이며, 503㎖ 용량 역시 해외 판매 규격인 17온스를 환산한 수치라는 설명이다. 세월호 참사일인 4월 16일 출시 의혹에 대해서도 행사 업체와 일정 조율 과정에서 정해진 날짜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핵심 실무진 휴대전화 확보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 같은 해명이 논란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신세계 역시 “향후 경찰 조사에서 고의성이 확인될 경우 즉각 해고와 민형사상 책임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단순 마케팅 논란을 넘어 그룹 전반 리스크로 번지는 분위기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3조2380억 원, 영업이익 1730억 원을 기록한 신세계그룹 핵심 계열사다. 이마트는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67.5%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배당금만 700억 원 이상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불매 움직임 장기화 시 그룹 전반 실적과 브랜드 가치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이마트는 지난 21일 관련 공시에서 “브랜드 평판과 영업실적 등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주가 역시 이번 논란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이마트 주가는 ‘탱크데이’ 논란 이후 장중 8만 원대로 밀렸지만, 이날 정 회장의 직접 사과와 리스크 관리 개선 방침 발표 이후에는 9만4000원 선까지 반등했다.
미국 스타벅스 본사와의 계약 구조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마트는 2021년 미국 본사로부터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17.5%를 추가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는데, 당시 계약에는 일정 귀책 사유 발생 시 본사가 지분을 되사갈 수 있는 콜옵션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세계 측은 “현재 사안을 계약상 귀책 사유로 보지 않고 있으며, 미국 본사와 콜옵션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도 않다”고 선을 그었다. 전상진 부사장은 “미국 본사 역시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내부 통제와 리스크 관리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