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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성장 속 유통업계, 키워드는 'AI 체질개선'

내년 소매유통 성장률 0.6%…출점 멈추고 ‘효율 경쟁’ 전환
대형마트·이커머스, AI로 비용 줄이고 운영 생산성 강화
‘제로 클릭’ 쇼핑 확산…탐색 줄이고 구매 전환 속도 높인다
SNS 트렌드 기반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는 롯데온의 트위즈(twiz). 사진=롯데온이미지 확대보기
SNS 트렌드 기반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는 롯데온의 트위즈(twiz). 사진=롯데온
국내 유통업계가 본격적인 ‘제로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고물가·고환율 장기화와 가계부채 부담이 겹치며 소비 회복 동력이 약화된 가운데 유통 기업들은 외형 확장 대신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에 전략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실시한 ‘2026년 유통산업 전망 조사’에 따르면 내년 국내 소매유통시장 성장률은 0.6%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심리 위축과 고물가와 고환율, 가계부채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며 내수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환경 변화는 오프라인 유통의 상징인 대형마트의 출점 전략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2026년을 앞두고 대형마트 업계의 신규 출점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신규 출점을 멈췄고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는 대규모 점포 폐쇄를 추진 중이다.

출점 경쟁이 멈춘 자리에는 ‘효율 경쟁’이 들어섰다. 오프라인과 이커머스를 가리지 않고 유통업계 전반에서 비용 절감, 운영 최적화, 생산성 개선이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닌, 실질적인 생존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롯데마트·이마트 등 대형마트도 AI를 매장 운영에 적용하는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할인·프로모션 운영을 정교화하고, 추천 기능을 고도화하는 한편 신선식품 재고 관리 등을 통해 폐기 부담을 낮추고 있다.

오프라인이 운영 효율에 AI를 붙였다면, 온라인은 탐색 비용을 줄이기 시작했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글로벌 트렌드로 떠오른 ‘제로 클릭(Zero-Click)’ 쇼핑이 대표적이다. 검색과 탐색 단계를 최소화해 소비자가 클릭 없이도 구매에 이르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SSG닷컴은 AI 기반 개인화 추천, 리뷰 요약, 이미지 검색 기능을 결합해 검색부터 구매까지의 단계를 압축하고 있다. AI가 고객의 구매·검색 이력을 분석해 상품을 선제적으로 제안하고, 리뷰를 요약해 보여주면서 탐색 비용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미지 검색 서비스 ‘쓱렌즈’에는 자체 개발한 멀티모달 AI 모델을 적용해 사진만으로도 상품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쓱렌즈에 ‘검색어 추가’ 기능을 더한 뒤 상품 클릭 수가 오픈 전월 대비 7배 늘었고, 직접 매출로 이어지는 비율도 5배 이상 증가했다
롯데온은 뷰티 세컨드 앱 ‘트위즈’를 통해 AI 기반 큐레이션 전략을 강화했다. SNS 트렌드 데이터와 AI 추천 기술을 결합해 사용자의 피부 타입·퍼스널 컬러에 맞는 제품을 제시함으로써, 상품 탐색 과정 자체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프라인 유통의 대표 격인 백화점도 AI를 접목해 고객 경험을 재설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생성형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로 선물·팝업·식당 등 방문 목적을 입력하면 점포의 실시간 운영 정보를 바탕으로 쇼핑 콘텐츠를 대화형으로 큐레이션한다. 롯데백화점은 AI 챗봇 ‘더스틴’을 통해 매장 위치를 묻는 질문에도 맥락을 읽어 연락처·쿠폰·사은행사 정보까지 묶어 제안한다. 신세계백화점은 ‘S-마인드’ 추천을 고도화해 구매 이력뿐 아니라 매장 이용·앱 활동 데이터까지 반영하는 초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일시적 대응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의 신호라고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출점이나 마케팅 강화로 성장을 만들기 어려운 환경에서, AI로 운영 효율을 끌어올리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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