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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유통 결산] 초저가 대세…‘5000원 이하’ 각축전

고물가에 지갑 닫힌 소비자…화장품까지 가성비 제품 봇물
2025년 유통업계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초저가 상품을 쏟아낸 한 해였다. 마트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유통업계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초저가 상품을 쏟아낸 한 해였다. 마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2025년 유통업계는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초저가 상품을 쏟아낸 한 해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7.20으로 1년 전보다 2.4% 상승했다. 10월(2.4%)부터 두 달 연속 2% 중반대를 기록했다. 농산물(5.4%), 축산물(5.3%), 수산물(6.8%) 가격이 모두 5% 이상 급등했다. 가공식품은 3.3% 올랐다. 공업제품은 2.3% 상승했다. 개인서비스 중 외식은 2.8%, 외식 제외 서비스는 3.1% 올랐다.

가계 구입 빈도가 높은 144개 품목을 대상으로 작성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식품 가격은 3.7% 상승해 고공행진을 지속했고, 식품 이외 품목은 2.3% 올랐다.

장기화되고 있는 고물가와 경기침체는 소비자들의 구매행태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한상공회의소 뉴스레터 리테일톡 조사에 따르면, 할인상품이나 1+1 상품을 더 많이 구입하게 됐다‘는 항목에 소비자 87%가 ‘그렇다’고 답변했으며, ‘제품을 선택할 때 가격을 가장 중시한다’는 소비자도 82.8%에 이르렀다.
외식비 상승의 여파로 ‘외식을 줄이고 식자재를 구입해 집에서 요리하는 횟수가 늘었다’는 응답자가 73.1%, ‘PB(유통업체 자체 브랜드) 상품 구매를 늘렸다’는 응답도 72.4%에 달했고, ‘중고제품이나 이월, 반품제품 구입이 늘었다’는 소비자도 46.3%로 나타났다.

이 같은 움직임은 초저가 유통 업체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다이소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회사의 최근 5년(2020년~2024년)간 매출은 △2020년 2조4215억원 △2021년 2조6048억원 △2022년 2조9458억원 △2023년 3조4605억원 △2024년 3조9689억원으로 꾸준히 우상향했다. 2025년은 연매출 4조원 돌파가 유력시된다.

전 세계에서 수입하는 이색 제품과 아무리 비싸도 5000원을 넘지 않는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다이소는 1997년 천호동 1호점 개장 이후 균일가 가격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제품 가격은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등 총 6가지로 구성된다.

다이소 내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수는 3만여종에 달한다. 상품 기획자(MD)들은 전 세계를 가리지 않고 제품 확보에 나선다.
다이소의 매출 급증을 주도한 것은 전통적인 생활용품을 넘어선 상품군 확장이었다. 특히 뷰티 부문에서의 성장이 눈에 띈다. VT의 ‘리들샷 앰플’이 품절 사태를 일으키면서 화제가 되자,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같은 대기업들까지 다이소 전용 세컨 브랜드 라인을 론칭했다. 2024년 뷰티 매출은 전년 대비 144%나 급증했으며, 이는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의류 부문도 주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전년 대비 34% 증가했으며, 특히 겨울 시즌 이지웨어의 매출은 86% 급증했다. 고물가 속 가성비 의류를 찾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포착한 결과다.

대형마트도 초저가 대응을 본격화했다. 이마트는 지난 17일부터 1000~5000원 균일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을 왕십리점·은평점·자양점·수성점에서 운영하기 시작했다. 1340여 개 상품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다이소에 정면 도전장을 냈다.

유통 단계를 과감히 축소해 가격을 낮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마트는 화장품에서도 ‘4950원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월 출시 이후 6개월 만에 13만 개 이상 판매되며 인기를 끌자, 12월에는 라인업을 확대했다.

롯데마트도 가공식품 PB를 중심으로 초저가 공세에 나섰다. 편의점 업계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CU가 최근 선보인 ‘올드제과’는 단팥빵, 완두앙금빵, 소보로빵 등 누구에게나 익숙한 기본 빵을 1500원에 출시하며 ‘편의점 빵 최저가’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출시 한 달도 되지 않아 해당 제품 3종이 CU 차별화 빵 판매량 상위권에 모두 진입했다.
GS25는 자체 초저가 PB 브랜드 ‘리얼프라이스’를 중심으로 1000원대 상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이마트24 역시 ‘상상의끝’ 프로젝트를 통해 초저가 식사 대용 상품을 상시 운영 중이다. 1900원 김밥, 3000원대 도시락 등은 외식은 물론 일반 편의점 도시락과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이 두드러진다.

세븐일레븐 역시 가성비 중심 전략을 강화하는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12월을 기점으로 PB 상품을 중심으로 한 묶음 행사와 가격 메리트가 있는 프로모션을 확대하며, 연말 소비 수요를 흡수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문용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yk_115@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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