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가격 인상 신호탄을 쏜 곳은 동아오츠카였다. 동아오츠카는 지난 1월 1일 포카리스웨트, 나랑드사이다, 오란씨 등 주요 음료 제품의 가격을 평균 6.3% 인상했다. 같은 달, ‘대상’도 약 2년 만의 가격 인상 소식을 알렸다. 청정원 마요네즈와 후추, 드레싱 가격을 평균 19.1% 올렸다.
지난 2월부터는 과자, 아이스크림, 빵 등 간식류 가격도 줄줄이 인상됐다. 롯데웰푸드는 2월 17일 건빙과 26종 가격을 평균 9.5% 인상했고, 빙그레와 자회사 해태아이스도 일부 커피·과채음료와 아이스크림 가격을 200~300원가량 올렸다. 파리바게뜨는 2년 만에 제품 가격을 평균 5.9% 인상했고, 뚜레쥬르도 빵과 케이크 110여 종의 가격을 평균 5%가량 올렸다.
간편식과 인스턴트 식품 가격도 오름세를 피하지 못했다. 농심은 지난 3월 라면 브랜드 31개 중 14개 제품 가격을 인상해, 대표 제품인 신라면 가격이 950원에서 1000원으로 올랐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 20여 종과 스팸 가격을, 동원F&B는 냉동만두 15종 가격을 각각 평균 5% 인상했다.
이달에도 외식과 가공식품 전반에 걸쳐 인상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버거 프랜차이즈 업계는 버거킹(1월), 맥도날드(3월)에 이어 노브랜드 버거, 롯데리아, 써브웨이, KFC까지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외식 시장 전반에서 ‘가성비 한 끼’로 여겨졌던 메뉴마저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편의점 PB(자체 브랜드) 제품도 예외는 아니다. 팔도가 제조하는 GS25의 공화춘 3종은 1800원에서 2000원으로 11.1% 인상됐고, 이마트24의 아임이 라면 봉지 가격도 550원에서 600원으로 올랐다. CU의 헤이루 속초홍게라면은 1800원에서 1950원으로 가격이 조정됐다. 이외에도 팔도, 오뚜기, 남양유업, 매일유업, 오비맥주 등 가격 인상 행렬이 줄을 이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 17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생활필수품 가격조사 결과에서도 올 1분기 식품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조사한 생활필수품 39개 품목 중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8개 품목은 모두 식품이었다. 상승률이 높은 순서대로 맛김(20.4%), 간장(10.1%), 커피믹스(7.9%), 고추장(6.2%), 케찹(5.9%) 등으로 나타났으며, 상위 5개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10.1%로 나타났다.
협의회 관계자는 “원재료 상승 등 불가피한 가격 인상 요인이 있더라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가격을 조정하는 상생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5% 내외로 낮은 수준”이라며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대외 여건 악화로 인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생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정경 기자 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