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현장] “유리컵이 종이컵보다 친환경적일까?”…한국P&G, ‘전과정평가’로 답한다

허탁 교수, 전과정평가를 통한 순환 경제 체제로의 전환 필요성 강조
예현숙 상무, "P&G의 미션은 전과정평가를 통해 넷제로를 넘어 변화를 함께 만드는 것“
25일 진행된 '2023 한국P&G 환경 지속가능성 기자간담회'에서 발표자들이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예현숙 한국P&G ESG 리더·대외협력본부 상무, 허탁 건국대학교 화학공학부 명예 교수·한국환경한림원 회장, 양지안 서울녹색구매지원센터 센터장. 사진=김성준 글로벌 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25일 진행된 '2023 한국P&G 환경 지속가능성 기자간담회'에서 발표자들이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예현숙 한국P&G ESG 리더·대외협력본부 상무, 허탁 건국대학교 화학공학부 명예 교수·한국환경한림원 회장, 양지안 서울녹색구매지원센터 센터장. 사진=김성준 글로벌 이코노믹 기자.
“일반적으로는 종이컵이 유리컵보다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전과정적인 사고에서 평가해보면 어떨까요? 유리컵은 종이컵보다 제조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더 무거워 운반 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이 크며, 세척 과정에서 물과 세제를 사용합니다. 막연히 유리컵이 더 친환경적이라 여기지 말고 제품 원료부터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살펴봐야 합니다.”
허탁 건국대 화학공학부 명예교수가 25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열린 '한국P&G 환경 지속가능성' 기자간담회에서 첫 발표자로 나서 ‘전과정 평가(Life Cycle Assessment, 이하 LCA)’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한 말이다. 이날 간담회는 한국P&G가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LCA를 제시하고 이를 상세히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허 교수 외에도 예현숙 한국P&G ESG 리더·대외협력본부 상무, 양지안 서울녹색구매지원센터 센터장이 차례로 발표를 진행했다.

허 교수는 ‘글로벌 환경 지속가능성 트렌드와 LCA의 개념’을 주제로 강연했다. 탄소중립이 화두로 떠오른 글로벌 환경 지속가능성 동향을 소개하면서 ‘순탄소배출량 제로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탄소 배출량 감축만으론 기후변화를 늦출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있다”며 “탄소 배출량만큼을 다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제품 전 과정에 내재된 탄소배출량을 추적하고 평가할 필요가 생겼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소비-폐기’로 구성된 기존의 선형 체계에서 ‘생산-소비-수거-재활용’이 반복되는 순환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제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순환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환 경제가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품 전 과정을 살펴봐야 한다면서 LCA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P&G "2040년까지 모든 제조시설과 공급망에서 온실가스 배출 넷제로 달성"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예현숙 상무는 환경 지속가능성에 대한 한국P&G의 목표와 진행 중인 노력에 대해 소개했다. 예 상무는 “P&G는 우수한 제품력과 환경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갖춘 제품을 통해 더 나은 삶을 만드는 비전을 가지고 기후, 쓰레기, 물, 자연 4가지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2040년까지 모든 제조시설과 공급망에서 온실가스 배출 넷제로를 달성하고 지속가능한 포장재 재활용기술을 촉진하며 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혁신제품 개발과 함께 책임있는 조달에도 앞장설 것”라고 말했다.

이어 P&G가 진행한 글로벌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환경 지속가능성에 대한 소비자 인식 및 실천 양상과 LCA에 대한 인지도 파악을 목표로 한국 포함 전 세계 10개국 소비자 1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분리배출을 제외한 다른 분야의 친환경 실천에서 한국은 다른 나라에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인식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예 상무의 주장이다. 또 소비자가 쉽게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과 함께, 소비자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선 제품의 우수성과 환경 지속가능성을 모두 잡아야 함을 강조했다.

예 상무는 “소비자에 대한 이해와 LCA를 바탕으로 생산·포장·운송·사용·폐기 전과정에 넷제로를 넘어 더 많은 변화를 함께 만들고자 한다”면서 P&G의 환경 지속성 노력을 소개했다. P&G는 세정력을 개선해 추가 헹굼 단계를 생략하고 찬물로도 세탁이 가능한 세제,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칫솔모 교체가 가능한 칫솔 등 혁신적인 제품 개발과 더불어 플라스틱 회수 캠페인, 환경 강연 프로그램 개최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양지안 센터장은 일상 속 ‘녹턴’의 중요성에 대해 공유했다. 그는 “패스트 패션, 육류 섭취, 일회용품 등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소비가 증가하면서 소비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라며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꼭 사야한다면 환경에 부담을 덜 주는 녹색상품을 사자”고 제안했다. 그 외에도 양 센터장은 △냉장고에 적정 용량만 채우기 △세탁기 사용 횟수 줄이기 △물티슈 사용 줄이기 △보일러 배관 청소를 통해 열효율 높이기 등 일반 소비자들이 환경 개선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일상 속 방안을 공유했다.

강연이 끝난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친환경 제품의 높은 가격 문제나 친환경 기준이 저개발 국가에 무역장벽으로 작용하는 것에 대한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허 교수는 “경제성·환경성·품질 다 만족하는 제품이 지속가능한 제품”이라며 기업의 혁신 노력을 요구했고 예 상무는 “국가 간 무역장벽 문제는 기업 입장에서 언급하긴 어렵다”면서도 “P&G는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저개발 국가에서 산림 자원 복원 활동을 펼치는 등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