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인사 연초 단행… 황각규에 쏠린 시선, 부회장 승진 예상
1심공판 후 ‘뉴롯데’ 가속도… 호텔롯데 상장이 관건
1심공판 후 ‘뉴롯데’ 가속도… 호텔롯데 상장이 관건

◇신 회장은 내년 초 귀국… 정기인사 연초 단행
오너의 재판으로 미뤄졌던 2018년도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가 내년 1월 초 단행할 예정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다음 달 5일부터 주요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어 2018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한다.
1심 선고공판이 끝난 22일만 해도 내부적으로 가급적 인사 발표 시점이 연내를 넘기지 않을 것으로 예측 됐다. 과거 롯데는 연말에 정기 임원인사를 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공판 직후 신 회장이 장인상 때문에 일본으로 출국했고 인사 일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맏사위 자격으로 장인의 빈소를 지키며 문상객들을 맞고 이날 오전 거행된 발인 행사까지 참석했다.
롯데 수뇌부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대표를 비롯해 소진세 사회공헌위원장, 이원준 유통 사업부문(BU)장, 송용덕 호텔&서비스 BU장, 이재혁 식품 BU장, 허수영 화학 BU장 등도 신 회장 장인상 조문을 위해 25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신 회장은 일본에 머무는 동안 빈소를 찾은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등 일본롯데홀딩스 관계자들과도 만나 1심 재판 결과를 설명하고 각종 경영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연말연시를 가족과 함께 보낸 뒤 내년 초 귀국할 예정이다.
◇롯데 인사 폭 클까?… 황각규 부회장 승진 가능성 제기

롯데그룹은 임원 인사를 한꺼번에 발표하지 않고 2~3일에 걸쳐 이사회를 열어 확정하는 단계를 거친 뒤 발표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사장 이상 경영진 13명의 평균 나이가 61세로 높지만 올해 들어 두 차례 조직 개편을 통해 대규모 인사이동을 실시한 만큼 인사 규모는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롯데는 지난 2월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를 경영혁신실로 개편하고, 그룹 계열사들을 4개 BU(Business Unit)로 묶었다. 각 BU 수장으로 이원준 유통BU장, 이재혁 식품BU장, 송용덕 호텔 및 서비스BU장, 허수영 화학BU장 등이 임명되며 이들이 대표를 맡고 있던 계열사는 새 대표들이 승진 임명됐다.
이로 인해 최고경영진 등 인사 폭은 지난 인사에 비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롯데푸드, 코리아세븐, 롯데슈퍼 등 비교적 오랜 기간 자리를 지켜왔거나 3년 임기를 채운 계열사 대표 위주로 교체설이 제기된다.
재계 일각에서는 황각규 롯데 지주사장과 소진세 롯데사회공헌위원장의 부회장 승진을 점친다. 유통BU 등 다른 BU장들의 직급이 부회장인 점을 고려하면 두 사람의 승진이 크게 무리가 아니라는 게 업계 안팎의 전망이다.
◇1심공판 후 ‘뉴롯데’ 가속도… 호텔롯데 상장이 관건
지난 10월. 신동빈 회장과 황각규 사장을 공동대표로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공식 출범을 알렸다. 롯데는 지난 50년간 얽히고설킨 지배구조를 거둬내고, 순환출자고리가 기존 50개에서 13개로 대폭 축소된다. 롯데 측은 경영 투명성, 주주가치 제고 등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뉴롯데’를 위한 남은 과제들도 만만치 않다. 특히 호텔롯데 상장은 일본의 한국롯데 지배력을 낮추고 경영 간섭을 배제하기 위한 핵심과제다. 일본의 한국 롯데 지배권을 약화시키기 위해선 호텔롯데가 상장돼야 한다.
지난 3분기 말을 기준으로 호텔롯데의 지배기업은 일본 롯데홀딩스다.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의 지분 19.07%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롯데홀딩스의 자회사인 일본 주식회사 L 제4투자회사(15.63%), 제9투자회사(10.41%), 제7투자회사(9.40%) 등이 보유하고 있다.
광윤사(5.45%)와 호텔롯데 자기주식(0.17%), 부산롯데호텔(0.55%) 보유분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일본롯데의 지주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지배 아래 놓여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 등은 호텔롯데 지분의 99%를 갖고 있어 한국 롯데의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위치에 있다. 신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1.4%에 불과하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50%대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는 호텔롯데를 상장한 뒤 호텔롯데와 롯데지주를 합병하는 것으로 지주사 전환을 완성할 계획이다.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