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도입 경험 EHR 연동과 신제품 개발로 이어져
옴니케어로 병원 밖까지 확장…해외 진출은 “새 제품 개발과 거의 같아”
의료현장에서 발견한 문제가 실제 기술과 제품으로 구현되고 다시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연구개발과 임상 검증, 실제 사용, 제품화, 시장 진입 등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한다. ‘MEeT 2026’은 의료진과 연구자, 기업이 만나 의료기술 사업화 경험과 과제를 공유하는 자리다. 글로벌이코노믹은 행사에 참여한 허준녕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와 김광준 에이아이트릭스 대표를 만나 의료현장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쓰이는 기술로 만드는 과정과 이를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확장하는 과정을 상·하편으로 짚어봤다. [편집자주]옴니케어로 병원 밖까지 확장…해외 진출은 “새 제품 개발과 거의 같아”
이미지 확대보기의료현장에서 필요성이 확인된 기술도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려면 수익 모델을 갖춰야 된다. 의료진과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비용을 지불할 구매자를 확보해야 기업도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임상부교수를 겸하는 김광준 에이아이트릭스 대표는 의료AI 사업화에서 현장의 필요성과 함께 지속 가능한 수익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의료기술 사업화 콘퍼런스 ‘MEeT 2026’에서 글로벌이코노믹과 만나 의료현장의 필요를 우선으로 봐야 하지만, 이를 실제 사업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수익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부터 그는 웨어러블 기기와 원격의료를 비롯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여러 시도를 하며 수익화의 어려움을 경험했다. 의료진에게 필요한 기술이고 실제 수요가 있더라도 비용을 지불하는 구매자가 없다면 기업이 서비스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같은 판단은 의료AI 설루션 ‘바이탈케어’를 병원에 공급하는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김 대표에 따르면 병원이 바이탈케어를 도입하는 이유는 시기에 따라 달라졌다. 제품 인지도가 낮았던 초기에는 경제적 요인이 도입 결정에 크게 작용했다. 이후 실제 사용 경험이 쌓이고 임상시험도 진행되면서 환자 진료에 대한 의료적 가치와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주요 도입 이유로 자리 잡았다.
실제 병원 도입 경험은 제품 개선과 새로운 제품 개발로 이어졌다. 김 대표는 바이탈케어를 병원에 적용하면서 가장 크게 체감한 과제로 전자건강기록(EHR) 연동을 꼽았다. 병원 시스템과 데이터를 안정적이고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선했고 실제 사용자들의 요구도 제품에 반영했다. 현장에서 들어오는 의견을 바탕으로 기존 제품을 개선하고, 개선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요구는 신제품 개발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회사가 지향하는 ‘옴니케어’에 대해 환자의 일부가 아니라 전체를 보고, 병원 안팎의 관리가 연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바이탈케어는 병원의 전자건강기록(EHR)과 연동하고, ‘버추얼 닥터’는 환자의 일상생활과 퇴원 이후 관리를 지원하는 영역을 맡고 있다. 두 영역은 의료기기 인허가 규정과 개인정보, 병원 데이터 보안 문제로 분리돼 있다. 김 대표는 “두 영역을 합해야 결국 환자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다”며 이를 연결하기 위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오는 2027년에는 두 영역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제품군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해외 시장으로도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김 대표는 국내에서 개발한 제품을 해외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그는 해외 진출을 두고 “새 제품을 개발하는 것과 거의 같다”고 말했다. 국가마다 사용하는 언어와 병원 정보시스템, 화면 구성에 대한 요구가 다르고 AI 모델 역시 현지 환자 데이터를 활용해 다시 학습해야 하기 때문이다. 환자 상태를 조기에 파악하고 대응하려는 의료현장의 필요는 비슷하지만, 이를 구현하는 환경에는 국가와 병원마다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국내 병원 도입에서 제품 확장과 해외 진출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는 기술 개발 이후에도 검증과 인허가, 수익화 과정을 거쳐야 된다. 김 대표는 의료AI 기술이 실제 의료현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의료적 가치를 검증하고 인허가를 거쳐야 하며, 이후 기업이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는 수익 구조도 갖춰야 한다고 봤다. 그는 “기술을 의료에 적용하는 과정이 어렵고, 의료에 적용한 다음에 돈을 버는 건 더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기업이 지속되지 못하면 개발한 기술과 서비스도 환자에게 계속 제공하기 어렵다며 의료AI가 의료현장에 안착하고 환자에게 지속적으로 제공되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함께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소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wangsw715@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