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전문성 고려' vs '정치 이미지'…엇갈린 시선
전문성인가 영향력인가…ESG 시대, 사외이사 역할 재정립 요구
전문성인가 영향력인가…ESG 시대, 사외이사 역할 재정립 요구
이미지 확대보기우 전 수석은 검찰 출신으로 법률 전문가이며 채 전 의원은 회계사다. 사외이사로서 법률과 재무 쪽을 선호하는 기업들의 최근 성향으로 봤을 때 이들 모두 전문성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문제는 제약사들이 감당하기에는 이들이 정치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이다. 전문성을 갖춘 법률·회계 전문가들이 다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을 선택한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안팎의 반응이다.
우 전 수석 사외이사 후보 지명에 대해 동화약품 관계자는 "사외이사 추천 경로는 밝히기 어렵다”면서 “법률 역량 강화를 고려한 인선 기조였다”고 말했다.
채 전 의원 사외이사 후보 문제에 대해 한미약품은 공시를 통해 “공인회계사로서 회계·재무 및 기업지배구조 분야 전문성과 국회 활동 경험을 갖춘 인물로, 경영 투명성 제고와 이사회 의사 결정 전문성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사외이사는 기업의 경영진에 속하지 않는 직책이다. 외부 인사를 이사회 구성원으로 임명해 대주주 및 경영진의 독단적 경영을 막기 위해 사외이사 제도가 도입됐다. 때문에 기업들은 경영의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호한다. 또는 기업의 취약 요소를 보완해 주거나 사업 강화를 위해 필요한 인물을 선임하기도 한다. 제약사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보건복지부 출신 고위 공무원을 영입하기도 한다. 의대·약대 교수들은 신약 개발을 위해 다수의 제약사들이 사외이사로 채용하고 있다.
우 전 수석과 채 전 의원은 제약 업계의 이 같은 흐름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이번 영입 시도는 동화약품과 한미약품이 그동안 임명했던 사외이사들과는 다른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동화약품 사외이사 구성은 회계와 의학, 식품·바이오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사였다. 올해 신규 선임 후보자들은 법률·정책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로 구성됐으나, 우 전 수석이 고사함에 따라 동화약품 이사회는 법률 전문가를 새롭게 추천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24년 금융, 정책·규제, 의학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을 중심으로 사외이사진을 구성했으나, 일부 산업과의 연관성이 비교적 낮은 학계 출신 인사가 포함된 바 있다. 해당 인사는 학계 및 문화예술 분야 기관장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제약산업 전문성과의 연관성은 제한적이다.
사외이사를 하게 될 경우 본인이 갖고 있는 직업에서 발생하는 수익 외에 기업으로부터 연봉을 수령한다.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2024년 국내 5대 전통 제약사의 사외이사 평균 연봉은 4860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많은 보수를 지급한 제약사는 유한양행(6600만 원)이며, 가장 적은 곳은 대웅제약(33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대웅제약은 사외이사 인원이 3명으로 타 사 대비 많은 구조여서 1인당 평균 보수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동화약품의 경우 사외이사 보수는 별도로 공시되지 않았으나, 감사위원회 위원 기준 1인당 평균 보수는 약 4000만 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한미약품은 490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승재 서스틴베스트 부대표 겸 변호사는 “과거에 정치권이나 법률가, 학계 출신 인사들이 사외이사로 참여하면서 대외 네트워크나 리스크 대응에서 일정 역할을 해온 측면이 있다”며 “다만 겉으로는 이력이 화려해 보이지만 실제 이사회 내에서 견제 기능이나 실질적인 역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이러한 인선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지면서 단순 경력보다는 기업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전문성과 역할을 더 중요하게 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소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wangsw715@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