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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출혈 vs 장기 주권 방어"… 中 'AI 수출 빗장'에 오픈 웨이트 생태계 촉각

상무부·과기부, 모델·에이전트·칩 등 23개 AI 기술 통제… '연산량 10²⁶ FLOPs·파라미터 2조 개' 기준 제시
API·모바일 앱 상업 서비스는 허용… 문샷·즈푸 AI의 AWS 연계 오픈 웨이트 배포는 규제 준수 부담
메타의 마누스(Manus) 20억 달러 인수 저지 후속 조치… 전문가 "국가적 AI 투자 보호 위한 불가피한 선택"
중국 인공지능 기업 Zhipu AI의 로고가 2026년 6월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정부 주최 미디어 투어 중 본사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인공지능 기업 Zhipu AI의 로고가 2026년 6월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정부 주최 미디어 투어 중 본사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정부가 첨단 인공지능(AI) 모델과 자율형 에이전트, 칩 설계 등 23개 AI 세부 기술에 대한 수출 금지와 제한 조치를 전격 제안하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던 중국 AI 스타트업들의 단기 상업화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다만 상업용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나 앱 서비스는 통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장기적으로는 국가 차원의 천문학적 AI 연구 투자가 해외로 헐값에 유출되는 것을 방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규제가 '단기적 비용 지출을 감수한 장기적 기술 주권 확보책'이라는 평가가 함께 나온다.

10월 18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선전·홍콩발 보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MOFCOM)와 과학기술부는 지난 16일 《중국 수출 금지 및 수출 제한 기술 목록》 개정 초안을 공개하고 11월 15일까지 한 달간의 산업계 의견 수렴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기초 파운데이션 모델, AI 에이전트, 칩 설계 노하우 등 총 23개 AI 관련 핵심 기술이 통제 품목으로 적시됐다. 특히 통제 대상 기초 모델에 대해 당국은 구체적인 정량 기준을 제시했다.
▲중국의 핵심 국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전 학습된 모델 ▲학습 연산량이 최첨단 프론티어 기준치인 '10²⁶ FLOPs'에 도달한 모델 ▲파라미터(매개변수) 규모가 2조 개(2 Trillion) 이상인 모델 ▲글로벌 벤치마크 상위 10위권에 진입한 초고성능 모델 등이 제한 범위에 포함됐다.

"상업 서비스는 계속된다"… API 열어두고 원천 소스만 잠근 베이징


규제안 발표 직후 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자, 중국 상무부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상무부 대변인은 "이번 규제가 적용되는 AI 기술의 범위는 매우 표적화되어 있으며 제한적"이라며 "해외 기업과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공식 API, 모바일 앱, 클라우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의 AI 서비스는 새로운 수출 통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장치(Zhang Yi) 아이미디어(iiMedia) 리서치 대표 분석가는 "이번 조치는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서비스 진출을 가로막으려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며 "핵심 엔지니어링 기술과 원천 아키텍처의 역외 이전을 통제하면서도, 상업적 플랫폼 비즈니스는 지속적으로 영위하도록 설계한 정밀한 통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최대 쟁점은 '오픈 웨이트(Open-Weight)'… AWS 등 빅테크 제휴 영향권


전문가들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불확실성은 중국이 세계적 경쟁력을 자랑하는 '오픈 웨이트(가중치 개방형)' 모델의 처리 방향이다.

최근 '키미(Kimi)' 개발사인 문샷 AI(Moonshot AI)와 'GLM'을 개발한 즈푸 AI(Zhipu AI·Z.ai) 등 중국의 대표적인 오픈 웨이트 개발사들은 아마존 웹 서비스(AWS) 등 미국 유력 하이퍼스케일러와 손잡고 글로벌 클라우드 인프라에 모델 가중치를 배포하며 막대한 수익 분배(Revenue Sharing) 계약을 체결해 왔다.

현행 개정안 문구대로라면 이들 세계 최고 수준의 중국산 오픈 웨이트 모델 다수가 기술적 규제 기준(파라미터 및 연산량)에 걸려 해외 배포 시 사전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상무부 측은 "오픈소스 생태계를 지속 장려하고 있으며, 자격을 갖춘 신청 건에 대해서는 '즉시 승인(신청 즉시 통과)'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장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알렉스 콜빌(Alex Colville)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 중국 전문 분석가는 "신청 즉각 승인이 실제 관료 행정에서 어떤 절차로 구현될지 불투명하다"며 "까다로워진 컴플라이언스(규제 준수) 절차가 중국 AI 기업들의 글로벌 클라우드 공급망 진입을 지연시키거나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타의 '마누스(Manus) 우회 인수' 막아선 쐐기… "국가 투자 보호"


법조계에서는 이번 수출 통제 개정안이 지난 7월 불거진 미국 메타(Meta)의 중국 AI 에이전트 스타트업 '마누스(Manus, 버터플라이 이펙트)' 인수 무산 사태의 제도적 후속 조치라는 점에 주목한다.

당시 마누스는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한 뒤 메타에 20억 달러 규모로 피인수되려 했으나, 중국 당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거래를 강제 해지시킨 바 있다. 이번 초안에는 제한 대상 중국 기술이 해외 소유자나 통제권자에게 양도되기 전에 상무부에 의무적으로 '사전 등록'하도록 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유윈팅(You Yunting) 상하이 드분드(DeBund) 법률사무소 선임 파트너는 "초기 해외 진출 비용과 규제 부담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도 "국가 자본과 산업계가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육성한 첨단 AI 기술이 해외 자본에 헐값에 매각되거나 종속되는 것을 막고, 중장기적으로 중국 AI 산업의 독자적 경쟁력을 방어하기 위한 필수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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