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선의인가, 생존인가"... 中, 태양광·배터리 보조금 전격 삭감의 막전막후

4월부터 태양광 수출 환급 폐지... 배터리도 단계적 축소 후 2027년 전면 종료
유럽 등 무역 파트너에 '공정 경쟁' 신호... 트럼프 재선 속 '진지한 파트너' 부각
중국 저장성 창싱현의 한 발전소에서 전력망 연결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직원들이 태양광 패널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저장성 창싱현의 한 발전소에서 전력망 연결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직원들이 태양광 패널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자국 태양광 및 배터리 산업을 세계 1위로 끌어올린 핵심 동력이었던 '수출 보조금'에 칼을 빼 들었다.
11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와 국가세무총국은 태양광 패널에 대한 수출 부가가치세(증치세) 환급을 오는 4월 1일부터 전격 폐지하고, 배터리 제품은 단계적 삭감을 거쳐 내년부터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이는 '성장'보다는 '질서'와 '수익'에 집중하겠다는 베이징의 전략 변화를 보여주는 사건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 "더 이상 보조금은 없다"... 4월부터 단계적 폐지 돌입


이번 조치에 따라 현재 9%인 태양광 패널의 수출 환급율은 4월 1일부터 0%가 된다. 배터리의 경우 4월부터 6%로 낮춘 뒤, 2027년 1월 1일부로 완전히 사라진다. 2024년 말 환급율을 13%에서 9%로 낮춘 지 불과 몇 달 만에 나온 추가 강공책이다.

중국태양광산업협회(CPIA)는 "해외 시장 가격의 합리적인 회복을 돕고 무역 마찰 위험을 줄일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실제로 그간 보조금은 해외 구매자들에게 저가 공세를 펼치는 수단으로 쓰였으나, 정작 중국 제조사들은 이익이 깎이는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에 내몰려왔다.

◇ 내부 과열 끄고 '체질 개선' 사활... 부실기업 정리 가속화


분석가들은 이번 조치가 중국 내부의 '인볼루션(Involution, 과당 경쟁)'을 억제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본다. 현재 중국 태양광 모듈 생산 능력은 전 세계 수요의 2배를 넘어서는 1,800GW 수준이다.
보조금 없이 버티지 못하는 저효율 중소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퇴출되며 산업 재편이 일어날 전망이다.

출혈 경쟁이 줄어들면 살아남은 상위 기업들의 마진이 개선되고, 단순 수출에서 현지 생산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위기 등으로 재정 압박을 겪는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막대한 환급금을 줄여 추가 수익원을 확보하는 효과도 있다.

◇ "트럼프는 벽을 쌓지만, 우리는 손을 내민다"... 유럽 향한 메시지


대외적으로는 유럽연합(EU) 등 주요 무역 파트너들을 향한 '선의의 신호'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관세 장벽을 높이는 상황에서, 중국은 보조금을 스스로 삭감함으로써 "우리는 공정한 게임을 할 준비가 된 진지한 무역 파트너"라는 인식을 심어주려 한다는 것이다.

독일 킬 세계경제연구소의 홀거 괴르크 소장은 "유럽이 오랫동안 불만을 제기해온 보조금 문제를 중국이 스스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은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 단기적 '수출 밀어내기' 우려도... 한국·유럽 기업엔 기회?


다만 정책 시행 전인 1분기에는 보조금 혜택을 막차로 받으려는 중국 기업들의 '수출 밀어내기'가 극심해져 일시적인 해상 운임 상승과 가격 혼란이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산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한국이나 유럽 현지 제조사들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회복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의 이번 결단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치킨 게임'을 끝내고 고품질 중심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4월 1일 중국의 통상 창구에 쏠리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