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만 올리면 끝…당근, AI가 자동 작성
사기 감지부터 가품 판별까지…거래 안전도 자동화
중고나라·번개장터도 AI 고도화…“기술은 신뢰의 인프라"
사기 감지부터 가품 판별까지…거래 안전도 자동화
중고나라·번개장터도 AI 고도화…“기술은 신뢰의 인프라"

당근마켓은 지난 7일 'AI 글쓰기' 기능을 도입해 게시글 작성 과정을 간소화했다. 사용자가 판매 물품의 사진만 올리면, AI가 자동으로 상품명과 브랜드, 상태, 상세 설명까지 작성해준다. 당근 측은 "글쓰기 부담을 덜어 거래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한다"며 "특히 첫 거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예시 사진을 다양하게 올릴수록 설명의 정밀도는 높아진다. 카드지갑처럼 단순한 품목도 색상, 소재, 카드 슬롯 수까지 추론해 상세하게 설명한다. 해당 기능은 당근의 글로벌 서비스인 캐나다 '캐롯(Carrot)'에서 먼저 도입돼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AI는 단순 편의 기능을 넘어 거래 안정성 확보에도 활용된다. 머신러닝 기반의 '당근 지키미'는 게시글이 등록되면 수 초 내에 사기, 금지물품, 스팸 게시글 여부를 식별하고 차단한다. 채팅 내 부적절한 메시지도 자동 감지해 경고 알림을 띄우며, 건강기능식품 마크 식별(OCR), 가품 판별, 고객센터 AI 검색, 개인화 홈피드 구성 등으로 기술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당근은 또한 AI 기반 시세 조회, 카테고리 자동 추천, 고객센터 요약검색 등 사용자 경험(UX)을 높이는 기능들도 빠르게 적용 중이다.
중고나라는 지난해 11월 도입한 '셀프검수' 기능을 AI 기반으로 고도화했다. 판매자가 사진을 올리면, 딥러닝 이미지 인식 기술이 흠집·파손·LCD 불량 여부를 분석해 상품 상태를 자동 판별한다. 현재 인식 정확도는 90% 이상이며, 셀프검수 도입 이후 해당 상품군의 사기 피해 발생률은 0%, 거래 성사율은 미적용 상품 대비 약 46% 증가했다. 중고나라 측은 "판매자와 구매자 간 정보 격차를 해소해 신뢰 기반의 빠른 거래를 가능케 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오탈자 자동 교정, 조건별 키워드 알림, 검색 필터링 강화 등 UX 전반에 AI 기술이 확장 적용되고 있다.

번개장터는 'AI 숏폼' 기능을 통해 상품 이미지와 설명을 분석해 짧은 영상 콘텐츠로 자동 제작하는 기능을 운영 중이다. 번개장터 측은 "판매자가 이미지와 설명만 올리면 AI가 숏폼 영상을 자동 생성해 상품을 더 빠르게 노출시켜 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 중고거래 플랫폼 메루카리와 연동된 '번역 검색' 기능도 도입했다. 한국어 키워드로 일본어 등록 상품을 검색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상품 상세 페이지 조회수는 도입 이후 234% 증가했다. 맞춤형 UI 개편과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 고도화도 병행되고 있다.

거래 안전성 강화 역시 AI의 핵심 영역이다. 번개장터는 머신러닝 기반 '자동 사기 탐지 시스템'을 통해 채팅 내 사기 의심 문구를 실시간 감지해 경고 메시지를 띄우며, 사기 징후가 명확할 경우 즉시 차단한다. "2024년 8월 에스크로 기반 '안전결제' 도입 이후 플랫폼 내 사기 건수는 80% 감소했고, 거래완료율은 2배 가까이 상승했다"고 번개장터는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 서비스 특성에 맞춘 AI 자동화 기능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며 "중고거래의 편의성과 안정성을 모두 높이는 핵심 인프라로 AI가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거래는 더 이상 손품의 영역이 아니다. AI가 상품 탐색과 게시글 작성, 시세 판단, 사기 탐지까지 관여하는 시대. 이제 '가격도, 매너도, 신뢰도도' AI가 판단한다. 기술이 거래의 신뢰를 대체하진 않지만, 기술을 통해 신뢰를 설계하는 시대가 중고거래 플랫폼을 중심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