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최대 145% 관세 부과에 중국 125% 맞대응... 양국 투자 생태계 급변

이 상황에 정통한 7명의 사모펀드 임원들은 "최근 몇 주 동안 미국에 본사를 둔 사모펀드 회사의 펀드에 대한 중국 정부 지원 펀드의 투자가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중 3명은 "이러한 움직임이 중국 정부의 압력에 따른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중국 펀드들은 미국 기업에 대한 사모펀드 투자에서 빠지려 하고 있으며, 다른 국가에 기반을 둔 인수 그룹이 투자하더라도 참여를 꺼리고 있다고 일부 임원들은 덧붙였다.
미국에 대한 중국의 접근 방식 변화는 최근 양국 간 무역 갈등이 격화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수출품에 최대 145%의 새로운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은 125%의 관세로 맞대응했다.
다수의 인수 임원들은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이후 중국 투자자들이 미국 사모펀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꿨다"면서 "그들은 더 이상 미국 기업들에 새로운 자금 지원을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일부 중국 투자자들은 아직 최종 약속을 하지 않은 경우 계획했던 투자 배정을 철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내용을 잘 아는 두 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투자공사(CIC)가 철수하고 있는 국영 펀드 중 하나다. 다른 중국 자금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이들은 말했다.
◇ 중국 자금, 미국 사모펀드 성장 이끌었지만 최근 감소세
최근 수십 년 동안 중국 국부펀드는 블랙스톤, TPG, 칼라일그룹 등 미국 최대 민간 자본 그룹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왔다. 업계 임원들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에서 CIC의 사모펀드 투자가 이미 둔화되고 있었다. 중국 그룹은 자산 다각화를 위해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와 같은 국가에 자금을 배치하는 투자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
FT는 이번 달 캐나다와 유럽의 연기금을 포함해 그동안 미국 사모펀드를 적극 지원해온 다른 투자자들도 자신들의 투자 약속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랙스톤의 조나단 그레이 회장은 지난 17일 실적 발표에서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글로벌 투자자와 고객들로부터 분명히 질문이 있다"고 말했다.
◇ 중국 자금, 우회로 통해 서구 시장 진출해왔다
지난 30년 동안 CIC와 국가외환관리국(Safe) 같은 중국 국영 투자자들은 미국 사모펀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이 분야를 금융 서비스의 틈새 시장에서 47조 달러(약 6경 7000조 원)을 관리하는 핵심 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기여했다. CIC는 2018년에 매각한 블랙스톤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자료 제공업체이자 자문 회사인 글로벌 SWF에 따르면, 2023년 CIC와 Safe는 각각 1조 3550억 달러(약 1931조 9,590억 원)과 1조 달러(약 1425조 8000억 원)의 자산을 대체자산에 투자했다.
서구 정부와 규제 당국이 중국 국영 자금의 기업과 기반시설에 대한 직접 투자를 막는 조치를 강화함에 따라, 중국은 사모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로 서구 기업과 경제에 수천억 달러를 투입할 수 있었다.
세부 사항에 정통한 관계자들과 규제 서류 분석에 따르면, 중국 국영 투자자들의 지원을 받은 미국 기업들 중에는 지난해 블랙록이 인수한 글로벌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 토마브라보, 비스타에퀴티파트너스, 칼라일, 블랙스톤 등 인수 업계의 대표적 기업들이 다수 포함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중 CIC는 골드만삭스와 함께 사모펀드 '파트너십 펀드'를 설립해 미국과 영국 기업의 지분을 사들였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CIC를 비롯한 중국의 국부펀드는 블랙스톤 등 사모펀드 운용사와 함께 기업에 직접 투자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CIC와 비스타는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으며, 블랙스톤, 칼라일, TPG, GIP, 브라보는 논평을 거부했다고 FT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