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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새해 희망이 '저축'인 민생

이정선 기자

기사입력 : 2020-01-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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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알바앱 알바콜이 며칠 전 성인남녀 1305명 대상으로 ‘경자년에 이루고 싶은 새해 계획’을 조사한 자료를 내놓았다. 자료에 따르면, 21.9%가 ‘저축·투자’를 첫 번째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을 하는 이유는 대부분 비슷할 것이다. 어떤 사람은 내 집이나 전셋집을 마련하기 위해 저축을 하고 있다. 또 어떤 사람은 결혼자금을 모으려고 저축을 하고 있다. 자동차를 사려고 저축하는 월급쟁이도 있을 것이다. 모처럼 해외여행을 즐기기 위한 저축도 없을 수 없다. 빚을 갚거나 일부라도 줄이기 위한 저축도 빠뜨릴 수 없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저축은커녕, 쥐꼬리 수입으로는 먹고살기도 빠듯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올해에는 저축 한번 해봤으면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 희망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쉬울 수가 없다. 저축이라는 것을 할 여력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선, 수입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9월 고용노동부의 ‘근로실태조사’를 분석했더니, 2018년 연봉이 2000만 원 미만인 근로자가 25.4%에 달했다. 2000만∼4000만 원 미만인 근로자는 43.9%였다. 전체 근로자의 70% 가까운 69.3%가 연봉 4000만 원 ‘미만’이었다. 시쳇말로 ‘박봉’이었다.

그래서인지, 월급쟁이 가운데 94.6%가 ‘월급 보릿고개’로 허덕이고 있다는 조사도 있었다. 지난해 10월 벼룩시장구인구직이 직장인 2013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51.3%가 월급 보릿고개를 ‘매달 겪고 있다’고 응답하고 있었다. 43.3%는 ‘가끔 겪고 있다’고 했다. ‘겪은 적이 없다’는 응답은 5.4%에 불과했다. 이를 합치면, 직장인 가운데 94.6%가 다음 월급날이 오기 전에 월급을 다 써버리는 ‘월급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평균 17.8일이면 한 달 월급을 전부 써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아껴도 줄어들지 않는 생활비 때문’이라는 응답이 22.5%로 가장 많았다.

월급이 바닥나면 다음 월급 때까지는 ‘빚’으로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저축은 ‘언감생심’이다.

그것도 ‘고정적인 수입’이 있는 월급쟁이들이 이 정도였다. 실업자나 ‘알바’로 생활하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다.

들어오는 돈은 빠듯한데, 빠져나가야 하는 돈이 벅찬 것도 저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작년 12월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계의 소득 가운데 18.9%가 세금과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이자 비용 등으로 지출해야 하는 ‘비소비지출’이라고 했다.

비소비지출은 전년보다 6.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과 각종 연금으로 지출되는 돈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이 ‘비소비지출’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512조 슈퍼예산’에, 건강보험료율 인상 등을 고려하면 그럴 수밖에 없다.

그 때문인지, 저축은 ‘가진 자의 몫’이 되고 있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7월말 현재 18개 시중은행의 개인 고객 예금 가운데 ‘상위 1%’의 예금이 45.8%를 차지하고 있었다. 서민들은 저축 한번 본때 있게 하는 것을 ‘버킷리스트’에 올려야 할 판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