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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묻지마 행동주의 펀드되나

경영참여목적의 주주권행사 가이드안 도입
지배구조 대비 과도한 주주권 행사 논란

최성해 기자

기사입력 : 2019-11-1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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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경영참여 목적의 주주권행사 가이드 등 방안을 논의하며 기업의 경영간섭논란이 커지고 있다. 자료=한국기업지배구조원
국민연금이 경영참여목적의 주주권행사 가이드안 도입에 속도를 내며 상장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기업이사해임, 정관변경 등 경영간섭 소지의 조항들이 포함돼 있어서다. 일부에서 기금운용의 전문성강화를 뒤로 한 채 국민연금이 수익률만 추구하는 거대행동주의 펀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행동주의 펀드는 일정한 의결권을 확보하고 기업에 구조조정,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해 수익을 내는 펀드를 뜻한다.

◇ 경영참여 목적의 주주권행사가이드라인 제시…이사해임요구 포함

국민연금이 경영참여 목적의 주주권 행사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13일 금융투자협회에서 ‘국민연금기금 책임투자 활성화방안(안)’ 과 ‘경영참여 목적의 주주권행사 지침(가이드라인)(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가이드라인에 경영참여 목적의 주주권행사 대상·절차·내용 등 규정이 포함됐다.

주요 내용을 보면 중점관리사안과 예상하지 못한 우려사안의 도입이다.

먼저 중점관리사안을 보면 기업의 배당정책, 임원 보수한도의 적정성, 법령상 위반 우려(횡령, 배임, 부당지원, 경영진의 사익편취)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사안, 지속적인 반대의결권(이사, 감사위원 선임의 건)행사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때 비공개 대화기업→비공개 중점관리기업→공개중점관리기업→경영참여 목적의 주주제안순으로 경영참여절차를 밟는다.

예상하지 못한 우려사안의 경우 기업과 대화·공개서한 발송 등을 추진했음에도 개선이 없다고 판단되는 기업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때 비공개 대화기업→경영참여 목적의 주주제안순으로 경영참여가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횡령, 배임,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이사의 경우 형이 확정되지 않아도 기업가치를 훼손했다고 판단해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 해임을 요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사외이사나 감사를 선임할 때 집중투표제 도입을 동시에 요구해 선임가능성도 높일 계획이다.

주주제안은 주주들이 주주총회에 의안을 제시하는 것을 뜻한다. 주주총회 6주 전까지 요구사항을 회사에 제출하면 주총에서 해당 의제를 다루게 된다. 집중투표제는 기업이 2인 이상의 이사를 선출할 때 3%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요청하면 주주총회에서 투표를 실시해 표를 많이 얻은 순서대로 이사를 선출하는 제도를 뜻한다.

◇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의결구조 전문성 의문…경영간섭 우려 고개

이같은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목적의 주주권행사 가이드라인 도입의 움직임에 업계에서 걱정이 많다. 무엇보다 국민연금이 다른 마음을 먹을 경우 상장사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국내 상장사 가운데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가진 기업은 모두 313개에 이른다. 14일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10% 이상 지분을 가진 상장기업은 97개로 이 가운데 업종대표주인 삼성전자 10.49%, 현대차 10.35%, 대림산업 12.24% 등도 포함됐다.

때문에 기업경영 등 투자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현재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의결구조의 아래서 주주권행사의 권한이 과도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가치의 향상측면에서 전문판단이 필요한 부분이 많은데, 현재 국민연금의 주주권, 의결권행사 구조로 정확하게 판단하기 힘들다”며 “정치 등 외부영향에 따라 기업의 의결권행사도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독립이 안된 국민연금의 지배구조의 특성상 단순경영참여가 아니라 외부의 영향력에 자유로울 수 없는 경영간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찬성, 반대에 따라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사회의 특성상, 국민연금측의 이사로 한명만 참여해도 이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회사에 잘 알고 전문성을 가진 이사가 이사회에서 회사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국민연금은 배당확대, 자산매각 등을 요구하는 식으로 행동주의펀드의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논란에도 국민연금은 경영참여 목적의 주주권행사 가이드라인의 시행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달말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이 방안을 논의한 뒤 의결할 방침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재개 쪽과 재계가 아닌 쪽의 입장이 갈리고 있으며, 오히려 책임투자가 활성화되기 위해서 이 정도로 주주권행사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다”며 “공청회 때 제시된 의견도 논의한 뒤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분위기라면 원안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연금이 가입자의 장기수익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관계자는 “기금운용위원회 등 의사결정구조가 가입자들을 중시해서 책임투자 활성화라는 원칙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며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되면 이 가이드라인은 바로 시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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