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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AI나 로봇은 레시피대로 요리하지만 사람의 손맛을 흉내낼 순 없어요"

이정기 백석예술대 교수, 세계마스터요리사협회서 최우수지도자상 수상
최연소 조리기능장·최연소 조리명인 1호 등극 기록도 보유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

기사입력 : 2017-11-2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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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기 백석예술대학교 교수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백석예술대(윤미란 총장) 외식산업학부 이정기 교수가 세계마스터요리사협회에서 최우수지도자상을 수여받아 화제다. 세계마스터요리사협회 인도지부장인 실베스터 로자리오(Sylvester Rozario)는 국제적인 요리 업계에서의 협력 촉진과 요리대회의 발전‧공헌을 인정해 이 상을 수여했다.

세계마스터요리사협회는 1947년 영국에서 설립된 뒤 25개의 국제 지부를 거느리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재능있는 요리사들에게 기술을 장려하고 요리업계의 발전을 위해 전념하는 최고의 국제요리사회다. 글로벌이코노믹에 '이정기 교수의 일본요리 따라하기'를 연재중이기도 한 이정기 교수를 만나 조리세계에 입문한 과정과 교육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최우수지도자상을 수여받았는데, 소감은?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한국의 조리문화를 더욱 발전시켜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중식이 중국과는 다른 한중식 문화를 발전시켜왔듯이 일식도 한일식 문화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후배들과 함께 노력해 한국만의 일식문화를 만들어나가겠습니다."

-조리세계에는 언제 입문하셨나요?

"인생에서 요리를 만난 건 고등학교 때였습니다. 인생을 어떻게 설계할지 고민하던 중 주변분들이 조리사가 되어 일본요리를 하면 전망이 괜찮을 것이라고 추천해 귀가 솔깃했어요. 부모님을 설득하여 남들보다 빨리 기술을 익히기 위해 전문 일식당에 들어갔어요. 우연히 신문을 보다가 대학에 조리과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학력도 같이 쌓아야 한다는 생각에 하루 3시간씩 자며 검정고시에 도전해 동급생보다 1년 빠르게 졸업장을 취득했어요. 고려대학교 병설 보건대 식품영양학과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식품영양학과는 조리관련 과목이 약하기 때문에 낮에는 고려대 병설 보건대에, 밤에는 세종대 사회조리교육원에 다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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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입학 후에도 남다른 길을 걸은 것으로 아는데….

"다른 학생들과 달리 조리사가 되겠다는 목표가 뚜렷했기 때문에 남다른 행보를 계속했어요. 대학에 입학하면서 프렌차이즈 사업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에 필요한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고자 10년 계획을 세웠습니다. 첫째, 조리사의 최고봉인 조리기능장 자격증을 취득하고 둘째, 영양사면허증을 취득하여 조리와 영양을 조합하고 셋째, 위생사면허증을 취득하여 사업을 하면서 위생에 관한 관리를 철저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조리, 영양, 위생의 3박자를 갖춰 프렌차이즈 사업을 하겠다는 계획이었지요."

-계획대로 프랜차이즈 사업이 진행되었습니까.

"1998년 졸업식을 앞두고 IMF가 터졌어요. 당시 영양사면허증과 일식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상태였지만 프랜차이즈는커녕 호텔에도 취업이 되지 않았어요.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써서 서울 소재 호텔 20곳의 인사과로 무작정 찾아가 이 호텔에 근무하게 해달라고 했어요. 그러나 어느 호텔도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순 없다고 생각하여 고민 끝에 친구가 제주시 추자도에서 고기잡이 배를 타던 게 생각나 함께 배를 탔습니다. 배에서 잡은 다양한 물고기를 원없이 회를 떠볼 수 있는데다가 취업이 안되는 것에 대한 책망으로 세월을 보내기보다는 넓은 바다를 보며 세상을 넓게 보자는 생각이었지요. 그렇게 몇 달을 보내는 중 이력서를 낸 호텔에서 연락이 왔어요."

-호텔에 입사해 어떤 일을 했나요?

"신라호텔의 양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오전 9시에 출근하여 오전엔 식재료를 다듬고 오후에는 심부름 하는 생활을 1년 남짓 했어요. 한편으론 일식을 하고자 하는 열망이 커서 일식의 대가인 스승께서 호텔직원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계실 때 무작정 찾아가 일식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강남에 있는 지인의 일식전문점을 소개해 주셔서 그 분을 믿고 이직을 했습니다. 막상 일식전문점에 취업했지만 인력이 부족해 두 달동안 주차관리를 하다가 그 후에 주방에서 근무를 하게 됐습니다. 오전 7시에 출근하여 밤 11시까지 근무하며 일을 익혔지요. 수 개월 후 스승님께서 그랜드 워커힐호텔을 소개해 주셔서 15년간 근무했습니다."

-호텔에 근무하면서 또 어떤 준비를 했나요?

"워커힐호텔에 재직한 지 2년차에 위생사면허증을 취득했고, 학교를 졸업한 지 10년만인 2008년에 최연소로 조리기능장을 취득했고, 18년만인 2016년에 최연소 조리명인 1호로 인정 받았습니다. 또한 학업도 병행하여 2012년도에 세종대 일반대학원 조리외식경영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2013년도에는 매일유업 회장님의 스카우트 제의로 청담동에 위치한 외식사업부에 책임조리장으로 근무했으며 현재는 백석예술대학교 외식산업학부 호텔조리전공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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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기 백석예술대 교수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미래에 조리사가 전망 있는 직업군이라 생각하나요?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사라지는 직업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공지능이나 로봇들로 대체되는 직업들이 많아지면서 미래에 전망 있는 직업으로 조리사의 진로를 추천합니다. 인공지능이나 로봇은 정해진 메뉴에 의해 균일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요리의 손맛까지 내기가 힘들 것이기에 사라질 수 없는 직업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요리사는 전문직으로 예전에 비해 복지나 연봉 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국 대학에 수많은 조리학과가 있습니다. 백석예술대학교 외식산업학부의 특색이 있다면.

"타대학 조리학과와의 차별화를 위해 외식산업학부에서 네가지 전공(호텔조리, 제과제빵, 커피바리스타, 외식경영)으로 세분화하여 한학기동안 모든 전공의 기초부분을 배우고 다음 학기에 적성에 맞는 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전공 선택폭을 다양하게 둔 교육과정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럽조리사협회(Euro-toques)가 후원한 국제요리대회에서 일식단체전시부문으로 출전하여 최우수상인 유럽조리사협회장상(Euro-toques)을 수상하는 등 각종요리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외식산업학회 추계학술대회의 캡스톤 디자인 경진대회에서 외식경영전공 김맹진 교수의 지도로 최우수상 등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특히 일본요리 실습과목에서 학생들에게 아이스 카빙을 가르쳐서 여러 모양의 조각 된 얼음 위에 생선회를 올리고 데코레이션하는 방식을 가르치는 학교는 본 학교 밖에 없습니다."

-요리사의 길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리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끝까지 할 수는 없다'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어요.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성공한 요리사만 보고 조리계에 입문하면 1년을 못버티고 힘들다며 그만두게 됩니다. 하지만 3년 이상을 꿋꿋이 하다보면 스킬도 늘어나고 달라집니다. 또한 인생을 10년 단위로 쪼개어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요소를 찾아 하나씩 달성해가면 자신의 최고 인생목표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 노정용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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