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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선과 가식에 뒤덮인 현실에 고하는 통렬한 풍자

[무용리뷰] 차진엽 연출·안무의 『페이크 다이아몬드, Fake Diamond』

기사입력 : 2015-03-0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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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엽 연출·안무의 『페이크 다이아몬드, Fake Dia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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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엽 연출·안무의 『페이크 다이아몬드, Fake Diamond』
‘콜렉티브 에이’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차진엽 안무의 『페이크 다이아몬드, Fake Diamond, 75분』가 3월 6~7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됐다. 2013년 초연된 이 작품은 현대무용, 설치미술, 사운드 등 다양한 예술 매체들이 각각의 개성으로 유기적 순환으로 감각의 전이를 보여주는 작업이었다.

이 시대의 위선을 보여주는 다양한 다이아몬드의 변형은 춤, 풍선, 설치미술의 모습들과 부합된다. 1부(30분), 로비 퍼포먼스(20분), 2부(25분)로 구성된 춤은 ‘허영으로 잃어버린 나의 존재를 찾아가는 여정’은 유럽의 현대무용이 즐겨 차용하는 무대와 개방공간을 하나로 엮는 공연방식, 크로스오버, 반복적 리듬의 사운드 활용, 엄숙을 가장한 풍자로 관객들을 유혹한다.
프레임을 확장한 개념, 가짜 다이아몬드가 아닌, ‘페이크 다이아몬드’를 고집하는 이면에는 가성(假聲)에 버금가는 풍자를 담겠다는 현대무용가 차진엽의 의도가 숨어있다. 그녀가 낭랑한 목소리로 지도해내는 안무 스타일에는 ‘팀워크’와 ‘협업’의 중요성이 들어가 있다. 명쾌하지만 날카로운 비급(??)에 비유되는 그녀의 춤은 현대무용의 경쾌함과 진수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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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엽 연출·안무의 『페이크 다이아몬드, Fake Dia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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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엽 연출·안무의 『페이크 다이아몬드, Fake Diamond』
스탕달의 수사, “허영으로 인한 욕망 때문에 ‘나’라는 존재를 지워버리는 이 길을 어디까지 끌고 갈 것인가. 이것이 우리시대의 아슬아슬하고 서글픈 윤리이자 미학이다.” Schoen aber untauglich, Unnuetz aber schoen(아름답지만 쓸모없는, 쓸모없지만 아름다운) 현실은 차진엽과 정신적 교감을 형성하면서 뻥튀기처럼 부풀려 있는 사회에 혁명적 전운을 제시한다.

민중을 일깨우고 시대의 아픔을 고민하는 것은 예술가들의 기본적 책무이다. 차진엽은 허상의 탑을 쌓아가는 현대인들에 대한 담론 도출과정에서 김중배의 ‘다이아몬드’를 끄집어낸다. 오지 않을 ‘순수의 시대’를 그리워하는 것, 독재와 갑질에 대한 논란, 지배계급의 영속성에 대한 자책도 ‘페이크 다이아몬드’이다. 다이아몬드의 고리를 깨겠다는 결심도 허망이며 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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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엽 연출·안무의 『페이크 다이아몬드, Fake Diamond』
차진엽 연출·안무의 『페이크 다이아몬드, Fake Diamond』
차진엽 연출·안무의 『페이크 다이아몬드, Fake Diamond』
1부, 상승과 허망에 걸린 무수한 다이아몬드, 여인들은 꿈을 키운다. 차진엽의 몸체는 한반도를 닮아있다. 가슴과 엉덩이에 볼륨감을 극대화한 풍선이 자리 잡는다. 무대는 회전하며, 때론 자신의 마음을 다 바치겠다는 내의 차림, 검정색에 가린 몸들의 암시, 일렁이는 마음들을 상징하는 분주한 움직임, 흐린 시대의 자화상, 시린 아픔으로 밀려오는 현대는 자족이 아닌 욕망의 속살을 드러낸다. 탐욕은 밥이 아닌 허망의 쓰레기로 남는다. 쓰레기가 날리는 음산한 풍경의 서사는 섬뜩하다. 고품격 기교와 만나는 차진엽 춤 철학의 상층구조가 밝혀진다.
로비 퍼포먼스, 디퍼, 배인혁, 서일영, 양문희가 담당한 퍼포먼스는 네 개의 영역에서 이루어진다. 대형 다이아몬드 상징의 설치미술을 두고 1층 3명, 2층 1명의 무용수가 자신의 스타일로 욕망의 현주소를 밝혀준다. 가식이 아닌 민낯으로 다가오는 그들의 모습은 조화가 아닌 처절한 투쟁의 모습이다. 자기만의 소중한 공간을 비워두고 무엇을 위해 그들은 경쟁 속으로 몰입하는가? 안무가가 안쓰럽게 생각하는 대목이다.

2부, 퍼포먼스가 끝나면 그 느낌을 안고 2부로 연결된다. 금빛 의상의 원피스를 두른 여인은 로비에서 객석을 거쳐 무대로 진입하고 2부가 시작된다. 아치를 이루고 있는 조명, 바에서 층을 이루고 있는 라이트는 감정 변화를 효율적으로 이끄는 장치이다. 무대 위의 사내는 그녀를 영접한다. 스테이지의 ‘업(UP)’ 부분 전체에서 미묘한 움직임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며 합류한다. 경쟁과 욕망의 테두리이다. 뻥 브라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본성을 상실한 인간들, 분노에 찬 인간들의 움직임은 다양하게 분할된다. 차단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깃발과 시위의 모습이 등장한다. 욕망의 변주, 가진 자의 횡포에 대한 풍자와 억압, 그 굴레를 깨고자하는 자들, 이 시대의 예수의 존재에 대한 힐난, 경찰 권력을 휘두르는 왕관 쓴 여왕, ‘그래 차진엽, 네가 甲이다.’라는 플래카드 등으로 모든 계층의 권력과 갑질에 대한 차진엽표 비난이 총동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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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엽 연출·안무의 『페이크 다이아몬드, Fake Dia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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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엽 연출·안무의 『페이크 다이아몬드, Fake Diamond』
그녀가 사용한 음악은 음악감독 그레이 문(Graye Moon)이 조율하고 작곡한 곡 이외에 파울로 비바쿠아(Paulo Vivacqua)의 작곡 곡이 들어가 있다. 여백이 없는 음악은 경쾌한 현대발레가 사용하는 음악의 일면을 닮아있다. 화두 ‘허물’에 대한 차진엽의 난장에 가까운 한풀이는 2부 마지막의 무용수들의 끝없이 반복될 듯 한 머리카락의 윤무(輪舞)에서 보듯 진행형이다.

차진엽, 현대무용계에서 상종가를 치고 있는 국제적 감각의 여성 현대무용가이다. 그녀는 현대무용계의 매너리즘을 일거에 쓰려낼 듯 한 기세로 혁명적 기운을 물씬 풍기는 과단성 있는 체계화된 무용스타일을 갖고 있다. 그녀의 안무작은 현대 고발적 요소들을 부드럽게 작품에 용해시킨다. 그녀는 주제에 밀착되는 다양한 춤 기교와 상징으로 작품을 잘 표현해내는 실력자이다. (출연진 : 김동욱, 김유정, 김이슬, 박상미, 유수경, 차진엽, 최명현, 한경남, 디퍼, 배인혁, 서일영, 양문희)

●안무가 차진엽 경력
Collective A (콜렉티브 에이) 대표 및 예술감독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예술사 졸업
영국 London Contemporary Dance School ? MA in Contemporary dance
영국 London Contemporary Dance School ? Postgraduate Diploma
네덜란드 Random Collision 비상주 안무가
2014 인천 장애인 아시안게임 안무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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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엽 연출·안무의 『페이크 다이아몬드, Fake Diamond』
●수상경력

2014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14 댄스비젼 ‘아름다운 시선상’
2012 한국춤비평가상 ‘베스트 작품상’
제18회 2012 춤평론가상 ‘춤연기상’
2010 국회의장상 장관상 전국무용경연대회 ‘최우수상’
2009 무용 예술상 ‘연기상’
제12회 2009 평론가가 뽑은 젊은 무용가전 ‘우수안무가’
2002 젊은 안무자 창작공연 ‘최우수 안무가상’

●주요작품
『Rotten Apple, 로튼애플』, 차진엽개인전 『춤, 그녀…미치다.』, 『White crow』, 『Keep yourself alive』, 춤 작가 12인전 『Sitting in C』 등

/장석용 객원기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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