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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선거 끝나도 금융시장 불안…이란 확전 땐 주식·채권 동반 하락

국제유가 올해 70% 상승·100달러 웃돌아…전쟁 재개 시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
美 국가부채 40조달러 돌파…12월 11일 예산 협상도 시장 변동성 변수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의사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의사당. 사진=로이터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이후 중동에서 군사행동을 확대할 경우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시에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다.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약 70% 상승했으며 배럴당 100달러(약 13만4110원)를 웃도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자극하면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더 높여야 할 수 있어 주식과 채권시장 모두 부담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40조달러(약 5경3644조원)를 넘어선 미국의 국가부채와 다음 달 11일로 예정된 연방정부 예산 협상 시한도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지목됐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각)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했지만 투자자들은 이란 전쟁의 향방과 미국의 재정정책을 주시하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이란 확전 땐 주식·채권 동시에 타격"


금융시장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변수는 미국의 이란 전쟁 확대 가능성이다.

약 6000억달러(약 804조6600억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RBC블루베이자산운용의 마이크 벨 시장전략 책임자는 중간선거가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에서 군사적 긴장을 다시 높일 경우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벨 책임자는 "가장 큰 시장 파급효과는 중간선거가 끝난 상황에서 대통령이 중동의 긴장을 고조시키기로 결정할 경우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군사적 충돌이 확대되고 에너지 가격이 추가로 상승하면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이 불안해지면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채로 투자자금이 이동할 수 있다.

그러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높이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고 국채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에너지 비용과 차입금리 상승이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

로이터는 이란 전쟁이 지속되면서 높은 에너지 가격이 소비자와 기업의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각국 중앙은행은 물가 전반으로 상승 압력이 확산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가 70% 상승…유로존 물가 3년 만에 최고


이란 전쟁에 따른 물가 충격은 이미 주요 경제권에서 나타나고 있다.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약 70% 상승했으며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이 높아지면서 운송비와 생산비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연료비도 상승했다.

유로존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로 최근 3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4일 발표된 유로존 물가 지표는 앞으로 수개월 동안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을 뒷받침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화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5년 넘게 물가상승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란 전쟁이 다시 격화해 국제유가가 상승할 경우 주요국 중앙은행의 물가 대응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로이터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했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정책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고 있어 지정학적 위험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독일 베렌베르크은행의 홀거 슈미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동안 외교정책을 둘러싼 상당한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美 부채 40조달러 돌파…5000달러 지급 구상도 제동


미국의 재정정책 역시 금융시장에 중요한 변수로 남아 있다.

미국의 국가부채는 최근 40조달러를 넘어섰다.

급증하는 국가부채는 올해 미국 국채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돼 왔다.

그러나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재정지출 확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됐다.

실제로 미국 국채금리는 중간선거 개표 결과가 나온 뒤 하락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승리를 조건으로 미국 성인들에게 1인당 5000달러(약 671만원)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계획이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안도감을 나타냈다.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의 피닉스 케일런 신흥시장 리서치 총괄은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서 재정정책에 대한 감독이 강화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지출 확대도 제약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같은 변화가 미국 국채금리의 상승 압력을 다소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출 확대를 제약하는 것과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별개의 사안이다.

이미 누적된 미국의 막대한 국가부채와 정부의 차입 수요는 여전히 채권시장이 감당해야 할 부담으로 남아 있다.

◇12월 11일 예산 협상 시한…셧다운 위험 부각


미국 의회의 예산 협상도 새로운 불확실성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의회는 2027회계연도 정부 지출을 둘러싼 논쟁을 중간선거 이후로 미뤘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공화당은 다음 달 11일까지 연방정부 운영에 필요한 예산에 합의해야 한다.

시한 안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연방정부의 일부 기능이 정지되는 셧다운 위험이 다시 제기될 수 있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서 정부 지출과 세금정책을 둘러싼 양당의 협상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국가부채 한도를 상향해야 하는 시점도 향후 주요 협상 변수로 꼽힌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차입 여력이 소진되는 이른바 '엑스데이(X-date)'는 내년 말 이전에는 도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부채한도 상향에 필요한 표결을 협상 수단으로 활용해 공화당에 재정지출과 세금정책에 대한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협상은 정부의 자금 조달과 국채시장에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줄 수 있다.

◇AI 규제까지 맞물려…"향후 1년 변동성 지속"


금융시장은 민주당의 승리 이후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AI 관련 투자는 미국 경제성장을 지탱해온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비용 상승에 대한 반발이 확대되면서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가 AI 산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린시펄자산운용의 시마 샤 글로벌 수석전략가는 AI가 미국 경제성장의 핵심 요소인 만큼 어느 정당이 집권하더라도 산업 확대를 지원하면서 생활비 부담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를 반영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금융시장이 앞으로의 재정정책 변화를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4일 글로벌 증시는 개표 직후의 하락세에서 벗어나 반등했다.

유럽 증시가 상승했고 미국 주가지수 선물도 밤사이 최대 2% 하락한 뒤 오름세로 돌아섰다.

다만 로이터는 선거 결과에 대한 초기 시장 반응이 제한적이었다고 해서 앞으로의 변동성 위험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샤 전략가는 앞으로도 금융시장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향후 1년이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긴장감을 요구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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