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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값 내려도 돈 번다…앤스로픽 장부가 답한 AI 수익 의문

- 매출 14배 늘 때 컴퓨팅 비용률 251%→48%…상반기 잉여현금 4조 5800억 원
- 토큰 처리량 20개월 새 250배…같은 성능 가격은 해마다 13분의 1
- 순손실 107조 원 대부분 비현금…166조 원 장비 임차는 숙제로
앤스로픽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앤스로픽 로고. 사진=로이터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162억 8600만 달러(약 21조 6400억 원)로 1년 전의 14배가 됐다. 같은 기간 매출 대비 컴퓨팅 비용 비율은 내려갔고 잉여현금흐름은 흑자로 돌아섰다.
앤스로픽이 10월 26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낸 증권신고서는 인공지능이 실제로 돈을 버느냐는 물음에 처음 공개된 장부로 답했다.

쓰는 양은 늘고 값은 내렸다


인공지능 모델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의 주간 토큰 처리량은 2025년 1월 13일 주간 5000억 개에서 2026년 9월 14일 주간 128조 4000억 개로 약 250배 늘었다. 오픈라우터가 자체 뉴스레터에서 공개한 집계다.

값은 반대로 움직였다. 인공지능 연구기관 에포크AI는 9월 보고서에서 같은 성능을 내는 데 드는 가격이 2023년 이후 분기마다 약 47%씩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해마다 13분의 1 수준으로 싸진 셈이다.

돈을 내는 이용자도 늘었다. 오픈AI는 2월 27일 챗GPT 유료 구독자가 5000만 명, 기업용 유료 사용자 기준 900만 명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연산 장비 값은 올랐다. 미국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는 10월 23일(현지시각) 보고서에서 엔비디아 H200 임대료가 연초 대비 약 160%, B200은 약 120% 올랐다고 밝혔다.

컴퓨팅 비용률 251%→48%


앤스로픽 신고서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항목은 비용 구조다. 매출 대비 컴퓨팅·인프라 비용 비율은 2025년 1분기 251%에서 2026년 2분기 48%로 내려왔다.
2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1368% 늘어나는 동안 이 비용은 300% 늘었다. 상반기 컴퓨팅·인프라 비용 89억 5000만 달러(약 11조 8900억 원)는 매출의 약 55%다.

이익도 났다. 2분기 영업이익은 9억 400만 달러(약 1조 2900억 원)로, 신고서에 실린 6개 분기 가운데 처음 흑자다. 주식 보상 등을 뺀 상반기 조정 영업이익률은 1년 전 마이너스 159%에서 10%로 올라섰다.

현금도 쌓였다. 상반기 영업현금흐름 39억 2900만 달러(약 5조 2200억 원)에서 설비투자 4억8200만 달러(약 6400억 원)를 빼면 잉여현금흐름은 34억 4700만 달러(약 4조 5800억 원)다. 1년 전에는 15억 3100만 달러(약 2조 300억 원) 적자였다.

큰손 고객도 늘었다. 연간 10만 달러(약 1억 3300만 원) 이상 쓰는 고객은 1년 새 950여 곳에서 1만 1900여 곳이 됐고, 100만 달러(약 13억 2900만 원) 이상 고객은 1900곳을 넘었다.

장부 밖에 남은 숙제


반대편 숫자도 있다. 상반기 순손실은 807억 4800만 달러(약 107조 2900억 원)다. 이 가운데 723억 8800만 달러(약 96조 1800억 원)는 전환사채와 파생상품의 공정가치 변동에서 생긴 비현금 손실이다. 상반기 전체 영업손익도 6억 9300만 달러(약 9200억 원) 적자다.

미래 약정은 무겁다. 장비 임차 계약 한 건으로만 5년간 약 1252억 달러(약 166조 3500억 원)를 내야 한다. 미국 정보기술 매체 베타뉴스는 26일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사용량 기반 매출 상당 부분이 다년 계약에 묶여 있지 않다고 짚었다.

투자 부담은 앤스로픽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 투자 매체 모틀리풀이 9월 6일 전한 S&P글로벌 추산에 따르면 알파벳·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스페이스X 6개사 설비투자는 2027년 1조 3000억달러(약 1727조 3100억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2027년 잉여현금흐름이 플러스로 예상된 곳은 마이크로소프트뿐이다.

임대료 지표에도 단서가 붙는다. 기술 전문 매체 제노스펙트럼은 10월 26일 자료를 낸 오른데이터가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투자 기업이라며 지수 투명성 문제를 제기했다.

신고서 공개 직전 증시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10월 26일 골드만삭스 자료를 인용해 헤지펀드가 직전 2주 동안 기술주 약 200억 달러(약 26조 5700억 원)어치를 팔았다고 전했다. 같은 기사에서 투자자 요르디 비서는 이를 경제가 아닌 헤지펀드의 부채 축소라고 진단했다.

신고서가 나온 26일 나스닥종합지수는 0.83% 올랐다. 미국 경제지 포천은 10월 27일(현지시각) 매출이 컴퓨팅 지출보다 훨씬 빠르게 늘어나는 흐름이 계속될 수 있느냐를 앤스로픽 사업의 가장 큰 물음으로 꼽았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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