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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 비자 최대 20만건 취소 추진…사상 최대

B1·B2로 입국 뒤 망명 신청자 대상…비자 잃어도 즉시 추방은 아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상용·관광 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뒤 망명을 신청한 외국인 최대 20만명의 비자를 취소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 방안이 실행될 경우 미국 역사상 단일 조치로는 최대 규모의 비자 일괄 취소가 될 전망이다. 다만 비자가 취소된다고 곧바로 추방되는 것은 아니며 망명 심사가 진행 중인 상당수는 체류 신분이 재분류될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은 국무부 문건과 복수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국무부가 향후 몇 주 안에 2016~2026년 발급된 상용(B1)·관광(B2) 비자 가운데 소지자가 미국에서 망명을 신청했거나 현재 신청 중인 경우 이를 취소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국무부는 국토안보부(DHS)와 협력해 대상자를 확인하고 비자를 순차적으로 취소할 방침이다.

AP는 “실제로 최대 20만건의 비자가 취소될 경우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단일 비자 일괄 취소가 될 것”이라며 “정부가 법적 소송에 직면할 가능성도 크다”고 전했다.

◇ 출장·관광으로 입국해 망명 신청하면 대상


B1 비자는 주로 출장 등 상용 목적으로 발급된다. B2 비자는 관광, 가족 방문, 치료 등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이용한다.

이번 조치는 이들 단기 방문 비자로 미국에 들어온 뒤 망명을 신청해 장기간 체류하려는 외국인을 겨냥한다.
토미 피곳 미 국무부 대변인은 “단기 방문객이라고 주장하며 미국에 입국한 뒤 영구적으로 머물기 위해 망명을 신청한 외국인의 비이민 비자를 확인하고 취소하기 위해 국토안보부와 협력하고 있다”고 AP에 밝혔다.

다만 실제 취소되는 비자가 20만건에 이를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피곳 대변인은 절차가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비자 취소 건수는 유동적이며 취소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B1·B2 비자를 신청하는 외국인은 미국에서 망명을 신청하지 않고 방문 목적을 마친 뒤 본국으로 돌아갈 의사가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국무부 문건에 따르면 미 이민국이 B1·B2 비자 소지자의 망명 신청 정보를 국무부에 제공한 뒤 기존 비자 보유자에 대한 심사가 시작됐다.

◇ 비자 취소돼도 곧바로 추방되는 것은 아냐


최대 20만건이라는 규모만큼 중요한 것은 비자 취소 이후의 신분 처리다.

미 당국자들은 비자가 취소되더라도 해당 외국인이 반드시 즉시 추방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현재 망명 신청이 심사 중인 사람 대부분은 체류 신분이 다시 분류되지만 더 이상 상용·관광 목적의 방문객 신분은 유지하지 못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망명 신청 자체를 일괄 기각하는 것과는 다르다.

국무부가 단기 방문비자로 미국에 들어온 뒤 망명을 신청하는 행위와 기존의 B1·B2 비자 자격을 양립시키지 않겠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크리스토퍼 랜도 국무부 부장관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망명은 이민법을 우회하기 위한 허점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망명 심사에 수년이 걸리는 사이 신청자들이 미국에서 일하고 자녀를 낳는 등 생활 기반을 형성할 수 있다며 현행 제도를 비판했다.

◇ 18개월간 이미 비자 17만5000건 취소


이번 조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계속 강화돼온 비자 규제의 연장선이다.

AP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지난 18개월 동안 약 17만5000건의 비자를 이미 취소했다.

음주운전부터 강간·강도까지 각종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거나 혐의를 받은 사람이 포함됐으며 미국의 정책, 특히 중동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사람의 비자도 취소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비자 신청자의 소셜미디어 활동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일부 신청자에게 고액의 보증금을 요구하는 등 비이민 비자 발급 요건도 강화해왔다.

특정 국가 국민에게 비자 발급 자체를 금지하는 조치도 시행했다.

관광비자로 미국에 입국해 출산한 뒤 자녀에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도록 하는 이른바 ‘출산 관광’에 대한 단속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최대 20만건의 비자 취소 계획이 그대로 시행되면 트럼프 행정부의 비자 단속은 개별 신청자 심사를 넘어 특정 입국·체류 형태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일괄 조치로 확대된다.

다만 계획이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고 대상 규모 역시 유동적인 데다 법적 소송 가능성이 커 실제 시행 범위와 시기는 향후 발표와 법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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