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美, 강제노동 관세 60개국 확정…한국 12.5% 확정

한국정부 "객관적 근거 부족" 이의 제기에도 그대로 반영
가디언 칼럼 "美, 관세 앞서 제 나라 교도소 강제노동부터 봐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미 상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미 상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정부가 강제노동 방지 조치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60개 교역국에 10% 또는 1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유럽연합을 포함한 대상국의 수입액은 미국 전체 수입의 99.4%에 달하며, 관세는 이튿날인 24일(현지시각) 0시 1분(미 동부시간)부터 발효됐다. 한국은 일본·스위스와 함께 최고 구간인 12.5%를 적용 받았다.

USTR, 3월 조사 착수 4개월 만에 확정


USTR 발표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지난 3월 12일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60개 경제권의 강제노동 제품 수입 통제 실태 조사에 착수한 지 4개월 만에 나온 결과다.

강제노동 수입금지 제도를 갖췄거나 도입을 약속한 경제권에는 기존 최혜국관세에 10%포인트를, 나머지에는 12.5%포인트를 더했다.

한국·일본·스위스는 최혜국관세와 12.5% 중 높은 쪽이 적용돼 사실상 12.5%를 물게 됐고, 유럽연합과 대만은 10%로 고정됐다. 캐나다는 자체 강제노동 수입금지법을 갖췄지만, USTR로부터 집행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 10% 관세를 피하지 못했다.

USTR 대표는 이날 발표문에서 "미국이 거의 한 세기 동안 강제노동 수입금지 제도를 실효적으로 집행해온 유일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한국 12.5%…정부 이의 제기에도 그대로


한국 정부는 지난달 USTR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12.5% 관세안을 "한국이 강제노동 생산품을 수입해 미국 통상에 피해를 주었다는 미국의 결론은 실제 교역 데이터와 전혀 부합하지 않으며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최종안은 이 요구를 반영하지 않았다. 다만 자동차·철강·반도체 같은 이미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가 적용되는 품목은 이번 조치에서 제외됐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24일 "대만과 직접 경쟁하는 핵심 정보기술(IT) 품목 다수가 제외돼 실제 영향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미국과의 협상에서 관세 상한을 15%로 합의했는데, 이번 12.5%가 그 상한 안에서 관리되는 지가 다음 쟁점으로 꼽힌다.

美도 강제노동 논란 당사자


호주 인권단체 워크프리의 세계노예지수(GSI)에 따르면 미국은 2023년 기준 강제노동 위험과 연관된 제품을 연간 약 1700억 달러(약 249조 원) 규모로 수입해 G20 국가 가운데 가장 많이 사들이는 나라로 집계됐다.

전자제품은 중국·말레이시아산, 의류는 인도·베트남·방글라데시산이 위험군으로 꼽혔고, 미국이 수입하는 코발트·구리·리튬 같은 핵심 광물 채굴 과정에서도 인권침해 의혹이 반복 제기된다.

GSI는 2021년 기준 미국 내 현대판 노예 상태 인구를 110만 명으로 추산했는데, 인구 1000명에 3.3명꼴로 영국(1.8명)이나 독일·네덜란드(0.6명)보다 높다.

미국 수정헌법 13조는 노예제를 금지하면서도 '범죄에 대한 형벌'은 예외로 인정한다. 앨라배마주 교도소는 이 강제노동을 '의무 잡무'라고 부른다.

ACLU와 시카고대가 2022년 낸 보고서를 보면, 주·연방 교도소 수감자 120만 명 중 80만 명이 노동에 동원되며 상당수가 본인 의사에 반해 일한다.

보고서는 이들이 "고용주의 완전한 통제 아래 있으며 노동 착취·학대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장치도 박탈당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들이 만든 재화와 제공한 서비스 가치는 연간 약 110억 달러(약 16조 1000억 원)로 추산된다.

관세 명분 넓히는 트럼프 통상압박


이번 조치는 미 연방대법원이 지난 2월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 근거 관세를 위헌으로 무효화한 이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강제노동 조사와 별도로 진행 중인 과잉생산 조사를 묶어,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 같은 다른 법적 근거로 관세를 재구축하는 수단으로 쓸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지난 24일 관세 발효는 무역법 122조에 따라 지난 2월 발동한 10% 보편관세가 150일 시한으로 만료되는 시점과 정확히 맞물렸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