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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인도양서 러시아 섀도우 탱커 정선·승선검사 확대… 해상 단속망 본격 강화

아탈란타 작전 권한 확대로 서부 인도양 내 러시아 제재 회피 선박 국적 검증 착수
아시아 향하는 원유 운송의 우회 비용 및 해운·보험 리스크 증대 전망
러시아 그림자 선단 소속 의심 선박을 감사하는 핀란드 국경경비대 선박.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 그림자 선단 소속 의심 선박을 감사하는 핀란드 국경경비대 선박. 사진=연합뉴스

유럽연합이 국제 제재망을 교묘히 피해 온 러시아의 그림자 선단(섀도우 플릿)을 겨냥해 해상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디펜스뉴스(Defense News)의 7월 23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서부 인도양 일대에서 활동 중인 해군 작전 세력에 러시아 섀도우 플릿 선박을 대상으로 한 정선 및 승선검사 권한을 부여했다.

이번 조치는 그간 지중해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단속 범위를 아프리카 해역과 서부 인도양 주요 항로까지 넓힌 것으로, 글로벌 에너지 물류 통로를 둘러싼 감시망이 한층 촘촘해졌음을 보여준다.

EU 아탈란타 작전, 원래의 해적 퇴치 임무에서 제재 선박 단속으로 외연 확장


유럽연합은 지난 2008년 소말리아 해역과 아덴만 등지에서 상선 보호와 해적 퇴치를 목적으로 출범했던 해군 작전 부대인 아탈란타(Operation Atalanta)의 임무 지침을 개정해 권한을 대폭 확장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해상 무법 지대를 누비던 전통적 해적 소탕 임무에 더해, 최근에는 가짜 국기를 게양하거나 신원이 불투명한 상태로 운항하는 러시아의 제재 회피 유조선을 상대로 직접 선박에 올라 국적의 진위를 확인하는 검증 보딩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역할이 추가된 것이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지난 20일 지중해 작전 부대인 이르니(Irini)가 제재 대상 유조선인 MV 사우스 스타호를 가짜 국기 게양 혐의로 직접 승선 검사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카야 칼라스 고위대표는 불법 항해가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해상에서의 집행력을 지속해서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지중해 해역에 한정되었던 단속 권한이 소말리아 분지, 아덴만, 홍해를 비롯한 서부 인도양 주요 통로까지 확대되면서, 브뤼셀 당국이 이미 국제 해운 제재망을 통해 압박해 온 600척 이상의 광범위한 그림자 선단 네트워크를 향한 지리적 포위망이 한층 공고해졌다.

유엔해양법협약 제110조 기반의 제한적 방문권과 법적 한계


공해상을 항해하는 선박은 제3국 군함이 임의로 통제하거나 정선시킬 수 없는 것이 국제해사법의 대원칙이다. 다만, 유엔해양법협약 제110조는 선박이 국적이 없거나 허위 국기를 달고 있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의심이 성립할 때 군함이 선박에 올라 서류를 검사할 수 있는 이른바 방문권의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이번 아탈란타 작전의 권한 확대 역시 무국적성이나 위장 깃발 사용 정황이 뚜렷한 선박에 한정된 조치로, 임의적인 해상 통행 차단이나 전면적 봉쇄와는 엄격히 구분된다.
이러한 엄격한 국제법적 요건 속에서도 선제적인 단속 전술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지중해 작전 부대의 지속적인 국적 검증 압박에 카메룬 당국은 위조 서류와 허위 등록 사이트를 동원해 그림자 선단을 비호하던 39척의 선박을 자국 해운 등기소 명단에서 전격 퇴출시켰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과거 유사한 선박 강제 승선 조치를 해상에서의 불법 행위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해 온 전례가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인도양 단속망 확장이 유럽과 러시아 간의 외교적 긴장감을 자극하는 동시에, 단속 대상 선박들의 운항 방식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유·해운 업계에 미치는 간접 비용 상승과 파급영향


인도양 해역은 중동 및 아프리카산 원유는 물론 러시아산 원유가 아시아 주요 수입국으로 향하는 핵심 해상 물류 동맥이다.

이번 유럽연합의 단속 권한 확대로 인해 러시아산 원유 도입 자체가 원천 차단되는 직접적 타격보다는, 섀도우 플릿을 활용해 온 세력들의 항로 우회, 해상 검사 지연, 보험료 부담 가중, 선박 운임 상승 등의 간접적 비용 압박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금융시장과 에너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조치가 한국의 직접 도입선에 즉각적인 차질을 빚지는 않으나, 글로벌 해운 시장의 물류 지연과 탱커 선사들의 대체 항로 확보 과정에서 복합적인 비용 상승 압력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해상 단속 강화가 국제유가 및 해운 운임 시장에 미치는 운임과 보험료 상승 압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할 국면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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