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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봉쇄 선언…美 3차 공습

중부사령부, 사이프러스 선적 컨테이너선 피격 후 즉각 공격
오만 중재 협상 결렬 위기…정유·해운 업계 촉각
호르무즈 해협 전경 이미지=제미나이 3.5이미지 확대보기
호르무즈 해협 전경 이미지=제미나이 3.5
이란이 11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을 무기한 봉쇄한다고 선언하고 미군은 이번 주 세 번째 대이란 공습을 단행했다.

컨테이너선 피격으로 다시 긴장 격화


로이터 통신의 지난 11일 보도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사이프러스 선적 컨테이너선 GFS갤럭시호가 승인되지 않은 항로로 운항했다고 주장하며 경고사격을 가해 타격했다.

이 공격으로 선원 1명이 실종됐고 기관실 화재와 심각한 파손이 발생해 선박 운항이 불가능한 상태다.

혁명수비대는 곧이어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의 지역 개입이 끝날 때까지 무기한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공격 직후 성명을 내고 이란의 민간 선박 공격 능력을 지속적으로 무력화하겠다며 이날 세 번째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CNN 보도에 따르면 이란 국영매체는 해협 인근 반다르아바스와 시리크 지역에서 폭발이 잇따라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오만 중재 협상 무산 위기


이번 피격은 이란·미국·카타르·오만 4자가 협상을 추진하던 시점에 발생해 지난 4월 체결된 임시 휴전 합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이란 외무장관 압바스 아라그치는 이날 오만 외무장관과 만나 선박 안전 통행 방안을 논의했지만, 곧이어 벌어진 공격으로 협상 성과가 무력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만 정부는 기술·정치 수준의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재개 시점은 불투명하다. 미국은 최근 이란에 해협의 안전한 통행을 공개적으로 보장하라고 요구해왔는데, 이번 공격으로 그 요구가 사실상 거부된 셈이 됐다.

AP통신은 같은 날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가 발표한 성명을 인용해, 지난 2월 개전 초기 사망한 전임 최고지도자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강경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확전이 이란 내 강경파 일부가 휴전 합의를 흔들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국제 유가 재상승 압력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 교역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핵심 관문이다. 이번 확전 소식이 반영되기 전 브렌트유는 배럴당 76달러(약 11만 4000원) 선에서 거래됐다.

최근 일주일간 상승 폭은 5~6%에 이른다. 지난 2월 개전 초기 브렌트유가 배럴당 126달러까지 급등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시장의 경계감은 상당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분쟁이 장기화하면 하반기 예정된 원유 재고 확충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봉쇄가 실제로 장기화할 경우 유가가 다시 세 자릿수로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주요 산유국은 최근 생산량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려 대응하고 있지만, 해협 통행량 자체가 줄어들면 증산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내 정유·해운업계 비상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 도입 물량의 상당 부분을 중동산에 의존하고 있어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 도입 단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은 지난 2월 봉쇄 국면에서 이미 도입선 다변화와 비축유 활용으로 대응한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재고 운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를 때마다 국내 정유 4사의 연간 원유 도입 비용은 조 단위로 늘어나는 구조다. 다만 유가 상승은 보유 재고 평가이익과 제품가격 반영 효과를 동반해, 도입 비용 증가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분석이 있다.

단기적인 자금 부담과 실적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해운업계도 우회 항로 운항에 따른 운항 일수 증가와 전쟁보험료 부담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국적 선사들은 안전 항로 확보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체적인 우회 노선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월 개전 이후 이어진 통행 제한이 이번 사태로 다시 격화하면서 국내 에너지·물류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국내 증시에서도 정유·조선·방산 관련주가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도 비축유 방출 카드를 다시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휴전 협상 재개 여부가 향후 유가와 국내 산업계 파장을 가늠할 최대 변수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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