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네이벌 그룹과 ‘스코르펜 이볼브드’ 착공… 유럽형 최초 전량 리튬이온 탑재
한화오션 협력서 프랑스로 선회… 2040년 독자 설계·수출 허브 구축 사활
한화오션 협력서 프랑스로 선회… 2040년 독자 설계·수출 허브 구축 사활
이미지 확대보기인도네시아가 새로운 무기체계와 에너지 저장시스템을 결합한 2000t급 스텔스 잠수함 건조에 돌입했다. 이번 사업은 일본 타이게이급에 이어 유럽형 디자인 잠수함으로는 처음으로 전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주동력원으로 채택했다. 인도네시아는 그동안 쌓은 한국과 독일계 잠수함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프랑스의 기술 이전을 흡수해 오는 2040년대까지 독자 설계와 수출 역량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해군 전문 매체 네이벌뉴스는 지난 4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국영 조선소 PT PAL이 프랑스 방위산업체 네이벌 그룹과 손잡고 스코르펜 이볼브드급 잠수함 두 척의 현지 건조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한국계 의존서 프랑스로 선회… 동남아 수중 경쟁 추격
인도네시아 해군은 그동안 독일 타입 209 계열과 한국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으로부터 도입한 나가파사급 잠수함을 주력으로 운용했다. 그러나 기술 축적과 전력 현대화 속도가 지체되면서 싱가포르의 최신형 타입 218SG, 베트남의 636형 킬로급 잠수함 등 주변국 수중 전력에 비해 열세에 놓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도네시아는 이번에 공기불요추진장치(AIP) 대신 리튬이온 배터리를 선택하며 전력 도약을 시도한다. 프랑스 네이벌 그룹은 전투체계의 소프트웨어 소스코드를 포함한 파격적인 기술 이전 조건을 제시해 한국과 독일을 따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선체에는 프랑스 공격용 핵잠수함에 쓰이는 HY-100급 고장력강을 적용한다. 최대 잠항 심도를 300m 깊이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필수적인 자재다. 이 특수강은 용접 가공이 까다로워 PT PAL 소속 인도네시아 기술진 20명이 프랑스 셰르부르에서 석 달 동안 품질관리 교육을 수료했다.
유럽형 최초 전량 리튬이온 탑재… 80일 임무 지속
스코르펜 이볼브드는 기존 납축전지 잠수함과 달리 전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수중 은밀성과 고속 잠항 시간을 늘렸다. 소음저감 기술을 적용한 선체 구조를 바탕으로 보급과 승조원 피로도를 고려해 간헐적으로 부상하며 최대 80일까지 임무를 지속할 수 있다.
무장과 전투 지휘 능력도 강화했다. 프랑스산 서브틱스 전투 시스템을 통합해 수상함과 잠수함을 동시에 타격한다. 중어뢰 18발과 SM39 엑조세 대함 미사일을 혼합 운용하며 프랑스 MBDA가 개발 중인 차세대 잠수함발사미사일 SM40도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에너지 관리와 추진, 잠수 안전 등 핵심 계통은 선체 전역에 분산한 10여 개의 프로그래머블 논리 제어장치(PLC)와 분산디지털시스템 기반 플랫폼관리시스템이 실시간으로 통제한다.
배터리 공급망 연계와 동남아 MRO 허브 전략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이번 사업을 단순한 군함 건조를 넘어 동남아시아 방산 클러스터 구축의 주춧돌로 삼았다. PT PAL과 네이벌 그룹은 인도네시아를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주변국 스코르펜 잠수함의 아시아 지역 유지·보수·정비(MRO) 센터와 부품 공급 허브로 육성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잠수함용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망의 향방에 주목한다. 프랑스 자체 조달 외에도 세계적인 배터리 제조 역량을 갖춘 한국과 일본 배터리 셀 업체들이 공급망에 참여할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하는 국내 니켈 매장지 기반의 배터리 산업 육성 정책과도 맞물리는 지점이다.
인도네시아가 공언한 2040년 독자 잠수함 설계와 수출 목표 달성에는 걸림돌도 많다. 프랑스 네이벌 그룹이 과거 인도와 브라질에 스코르펜급을 수출했을 당시에도 현지 조선소의 숙련도 부족과 기술 불일치로 인도 시기가 수년씩 지연된 전례가 있다.
전투체계와 소나 등 핵심 블랙박스 기술의 실제 이전 범위가 제한될 경우 향후 독자 개량 사업에서 프랑스에 종속될 위험이 크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성 관리 시스템 구축과 이에 따른 초기 군수지원 비용 상승도 인도네시아 국방 예산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으로 PT PAL 조선소의 초도함 건조 공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는지, 프랑스가 약속한 설계 권한이 실제 인도네시아 기술진에게 어느 수준까지 이양되는지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