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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공격 중단 합의에 유가 안정세

호르무즈 협상 재개 합의…브렌트유 배럴당 72달러대
선박 공격에도 중동 산유국 원유·LNG 선적은 계속
미국과 이란의 공격 중단 합의로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였지만 호르무즈 해협 선박 공격과 공급 차질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관측이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이란의 공격 중단 합의로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였지만 호르무즈 해협 선박 공격과 공급 차질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관측이다. 사진=챗GPT

미국과 이란이 최근 걸프 지역에서 벌인 상호 공격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였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선박 공격이 이어졌지만 중동 산유국들이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선적을 계속하면서 시장은 공급 회복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29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이 걸프 지역 적대행위를 멈추고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둘러싼 협상을 재개하기로 이날 합의하면서 국제유가가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이날 오전 기준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4센트 오른 배럴당 72.03달러(약 11만1000원)에 거래됐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4센트, 0.6% 오른 배럴당 69.67달러(약 10만8000원)를 기록했다.

◇ 공격 중단 합의에 유가 급등 제한


미국과 이란은 최근 며칠간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서 공격을 주고받았다. 선박 공격과 보복 타격이 이어지며 양측의 임시 평화 합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양국이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분쟁 관련 대화를 재개하기로 하면서 시장 불안은 일부 완화됐다. 이는 중동 원유 수송로가 다시 막히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기대를 키웠다.

ING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원유시장에 많은 위험이 남아 있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원유 흐름이 계속 회복될 경우 세계 수급 균형이 어떻게 달라질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공급 회복이 더디면 유가가 다시 크게 오를 위험도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 브렌트유, 지난주 10.6% 하락


브렌트유는 지난주 10.6% 떨어지며 3주 연속 주간 하락세를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선적이 지난주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이 시작된 2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다. 중동 산유국의 원유와 LNG가 이 항로를 거쳐 아시아와 유럽 등으로 이동한다. 이 지역의 선박 통항이 막히면 실제 공급 차질뿐 아니라 운송비와 보험료 상승을 통해 에너지 가격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선박 공격으로 긴장이 다시 높아졌지만 산유국들은 선적을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는 선박 추적 자료를 인용해 “중동 생산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새 선박 공격과 미국·이란의 재충돌에도 원유와 LNG 선적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 아람코, 라스 타누라 선적 재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호르무즈 해협 서쪽에 있는 라스 타누라 터미널에서 원유 선적을 재개했다. 이 터미널의 선적은 약 4개월 동안 중단됐으나 26일부터 다시 시작됐다.

선적은 28일 아람코 소속 헬리콥터가 라스 타누라에서 추락해 사우디 국민 14명이 숨진 뒤에도 계속됐다. 사고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라스 타누라는 세계 최대 원유 수출 터미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곳에서 선적이 이어진다는 것은 사우디 원유 수출이 완전히 멈추지 않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선박 공격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일부 유조선은 추적 장치를 끄고 이동하는 방식으로 공격 가능성을 낮추려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박이 위치 신호를 끄면 운항 안전과 시장 투명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 LNG 수송도 이어져


원유뿐 아니라 LNG 수송도 계속되고 있다.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선적한 LNG 운반선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 목적지로 이동하고 있다. 카타르는 세계 최대 LNG 수출국 가운데 하나이며, UAE도 아시아 에너지 시장의 주요 공급국이다.

LNG는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의 전력 생산과 산업용 에너지에 중요한 연료다. 호르무즈 해협의 LNG 운항이 흔들리면 아시아 에너지 시장에도 직접적인 부담이 생길 수 있다.

현재로서는 선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선박 공격이 반복되면 운항 일정이 지연되거나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 이는 곧 에너지 수입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 안정과 불안이 동시에 남은 시장


이번 유가 흐름은 시장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정상화까지는 아직 의심을 거두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한쪽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공격 중단 합의와 선적 재개가 유가를 안정시키고 있다. 다른 한쪽에서는 선박 공격과 협상 불확실성이 유가 상승 위험으로 남아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호르무즈 해협이 앞으로 몇 주, 몇 달에 걸쳐 고르지 못한 방식으로 재개될 가능성을 보고 있다. 이 경우 현재 유가는 대체로 적정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주말마다 발생하는 충돌이 더 큰 전쟁으로 번질 경우 지금의 유가는 너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유가는 당분간 미·이란 협상 결과와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항 상황, 중동 산유국의 선적 지속 여부에 따라 움직일 전망이다. 공격 중단 합의가 유지되면 유가는 안정 흐름을 이어갈 수 있지만 선박 공격이 다시 확대되면 공급 불안은 빠르게 되살아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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