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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배터리 팩 내부 생산 포기하고 현대모비스에 외주

폭스바겐 그룹 재정난 속 란다벤 공장 자체 조립 포기
초기 투자비 3억 유로 대신 모비스 스페인에 2억 1,400만 유로 유치 채택
폭스바겐 그룹은 스페인 랜다벤(Landaben) 공장 내에 배터리 팩 자체 조립라인을 통합하려던 당초 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한국의 현대모비스에 외주 조립을 맡기는 ‘솔로몬의 해법’을 선택했다. 사진=현대모비스이미지 확대보기
폭스바겐 그룹은 스페인 랜다벤(Landaben) 공장 내에 배터리 팩 자체 조립라인을 통합하려던 당초 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한국의 현대모비스에 외주 조립을 맡기는 ‘솔로몬의 해법’을 선택했다. 사진=현대모비스
글로벌 완성차 진영의 친환경 가치사슬 재편 과정에서 가혹한 재정난과 보호무역주의 관세 파고를 마주한 독일 폭스바겐(Volkswagen) 그룹이 스페인 나바라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팩 자체 조립 투자를 전격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 자본지출을 방어하기 위해 한국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소부장 계열사인 현대모비스(Hyundai Mobis)를 파트너로 낙점했으나,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 막대한 외주 비용을 추가 부담해야 하는 거시경제적 후유증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각) 스페인 나바라 자치공동체의 유력 일간 경제지 ‘디아리오 데 나바라(Diario de Navarra)’가 보도한 정밀 분석에 따르면, 폭스바겐 그룹은 스페인 랜다벤(Landaben) 공장 내에 배터리 팩 자체 조립라인을 통합하려던 당초 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한국의 현대모비스에 외주 조립을 맡기는 ‘솔로몬의 해법’을 선택했다.

폭스바겐의 재정난이 불러온 외주화… ‘미래 가치’와 ‘비용 방어’의 격돌


폭스바겐 나바라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팩 내재화 여부는 최근 몇 년간 노사 간은 물론 스페인 중앙정부와 지역 정치권 사이에서 엄청난 마찰을 유발한 메가톤급 논란거리였다. 배터리 셀을 가져와 냉징 시스템, 고전압 배선, 제어 전자 부품을 하우징에 통합하는 ‘팩 조립’ 공정은 전기차의 최종 부가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가치사슬이기 때문이다.

당초 폭스바겐 노조와 공장 경영진은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공장 내 철도 인프라까지 철거하며 자체 팩 공장 공간을 확보하려 배수진을 쳤다. 그러나 독일 본사가 극심한 실적 부침으로 인해 대대적인 인력 감축과 현지 공장 폐쇄라는 가혹한 구조조정 칼바람을 맞이하면서 초기 투자 자금이 바닥나는 찬물 한 양동이를 뒤집어써야 했다.

카탈루냐 마르토렐(Martorell) 공장의 자체 팩 조립 라인 구축에 약 3억 유로(약 5,246억 원)가 투입된 것과 달리, 폭스바겐은 나바라에서 직접 자본을 지출하는 대신 외부 공급업체를 유치해 수억 유로의 초기 지출을 봉쇄하는 다각화 전략으로 선회했다. 이 과정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한 기업이 바로 한국의 현대모비스다.

2억 1,400만 유로 메가 베팅… 서유럽 최초의 모비스 전동화 전초기지 우뚝


비용 경쟁력 논쟁에도 나바라 주 정부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과 유럽연합(EU)의 경기부양자금(PERTE VEC II) 보조금 1,270만 유로 확정에 힘입어 현대모비스의 스페인 전동화 거점 구축은 독점적인 속도로 전개됐다.
현대모비스의 스페인 법인(Mobis Spain Electrified Powertrain)과 유럽 물류 디벨로퍼 VGP는 1,550만 유로를 들여 토지를 매입한 뒤, 총 2억 1,400만 유로(한화 약 3,740억 원)의 매머드급 예산을 투입해 교통 도시(Ciudad del Transporte) 내 노인(Noáin) 시 오리즈 부지에 50,000㎡ 규모의 최첨단 스마트 팩토리를 준공했다.

마리아 치비테 나바라 자치정부 대통령이 “이번 세기 들어 나바라 주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기념비적 투자”라고 헌사할 만큼 지역 경제의 초대형 치트키로 급부상한 시설이다.

특히 건물 외피 구조가 완공된 겨울철 공정 과정에서는 한국 모비스 본사에서 파견된 100명 이상의 핵심 기술 전문가들이 나바라 현지에 전격 도착해 첨단 자동화 조립 장비와 로봇 매커니즘의 설치 및 인프라 검토를 직접 진두지휘했다.

예정보다 한 달 앞선 2025년 12월 최종 완공 도장을 찍은 이 공장은 연간 30만 개 이상의 배터리 팩을 일괄 생산할 수 있는 가혹한 캐파를 확보했으며, 완전 가동 시 약 450명의 전문 현지 인력을 독점 고용할 방침이다.

사군토·노인·란다벤 묶는 ‘나바라 산업 삼각형’ 완성… 공급망 주도


현대모비스 스페인 공장의 본격적인 가동 시점은 폭스바겐 그룹의 첫 번째 보급형 소형 전기차인 ‘스코다 에픽(Skoda Epic)’의 국내 첫 생산 라인업 출하와 완벽히 믹스되어 전개된다.

글로벌 전기 모빌리티 가치사슬 측면에서 배터리의 핵심 자원인 셀(Cell)은 폭스바겐 자회사 파워코(PowerCo)가 건조 중인 발렌시아 사군토(Sagunto) 기가팩토리나 독일 잘츠기터 공장에서 청정 수송되어 공급된다.

이 셀들이 약 15km 떨어진 노인 시의 현대모비스 전동화 공장으로 유입되어 고전압 팩으로 최종 조립된 뒤, 란다벤에 위치한 폭스바겐 완성차 공장 라인으로 인입되어 차량에 최종 통합되는 물류 여정을 완성하게 된다.

2024년 가을 새로 부임한 임수석 주스페인 한국 대사가 첫 공식 대외 행보로 노인 모비스 건설 현장을 직접 방문해 양국 간 통상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을 만큼, 이 가치사슬은 현대차그룹 차원에서도 서유럽 영토 확장 성패를 쥔 핵심 전장이다.

폭스바겐의 내재화 실패라는 부침을 기회 삼아 유럽 완성차 공급망의 심장부를 독점 장악하려는 현대모비스의 대담한 소부장 자강론 행보에 전 세계 월스트리트 자본가들의 매서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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