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기업 68%가 중국 생산시설을 유지하거나 확장
자동화와 비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공급망에 주목
EU의 탈중국 정책보다 현지 생산의 효율성이 더 높다는 분석
자동화와 비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공급망에 주목
EU의 탈중국 정책보다 현지 생산의 효율성이 더 높다는 분석
이미지 확대보기CNBC가 지난 26일(현지시각) 보도한 유럽연합상공회의소(EU Chamber of Commerce in China)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특유의 효율적인 생산 생태계에 머무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디리스킹 대신 확장”… 중국 시장 깊숙이 파고드는 유럽 기업들
유럽연합상공회의소가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회원사 300여 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3분의 1은 중국 내 공급망을 더욱 강화(Onshoring)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37%의 기업은 최근 2년 동안 공급망 전략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이를 합치면 약 68%에 달하는 유럽 기업이 사실상 중국 내 사업 기반을 유지하거나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중국 밖으로 생산 시설을 이전하거나 대체 기지를 마련 중이라고 밝힌 기업은 전체의 7%에 불과했다.
옌스 에스켈룬트(Jens Eskelund) 유럽연합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유럽 기업들 사이에서 탈중국화가 핵심 의제로 떠오르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유럽 기업들이 제품 생산과 소싱을 위해 중국에 더욱 의존하게 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가격과 속도의 마법… ‘자동화’로 무장한 중국 제조 생태계
유럽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압도적인 생산 효율성 때문이다. 컨설팅 전문업체 롤랜드버거(Roland Berger)의 드니 데푸(Denis Depoux) 선임 파트너는 최근 중국 현지 공장을 방문한 뒤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자동화 수준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며 “이전에는 인건비 경쟁력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인력을 대체하는 자동화 기술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NIO)의 사례처럼 수백 대의 로봇이 작업자를 대신해 24시간 쉼 없이 가동되는 공정은 유럽 기업들이 중국 내 생산 시설을 포기할 수 없는 핵심 동력이다.
여기에 더해 중국 특유의 낮은 산업용 에너지 가격, 원자재 수급의 용이성, 그리고 수시로 이뤄지는 공급업체와의 단가 협상 능력까지 더해져 ‘중국산 제품’은 세계 시장에서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응답 기업의 약 75%는 자사의 중국 내 생산 시설이 세계 다른 지역의 공장보다 효율적이라고 평가했다.
에스켈룬트 회장은 “글로벌 시장의 어떤 산업 분야를 보더라도 중국 기업 혹은 중국 공급망을 활용하는 글로벌 경쟁사가 반드시 존재한다”며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중국 공급망 체계 안에 편입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물류 판도 변화… 공급망 장악력 높이는 ‘차이나 머니’
이러한 제조 기반의 현지화는 글로벌 물류 생태계의 패러다임까지 바꾸고 있다.
스위스 대형 물류기업 퀴네앤드나겔(Kuehne+Nagel)의 마이클 알드웰(Michael Aldwell) 해상 물류 총괄 부사장은 “중국 기업들이 생산은 물론 물류 결정권까지 가져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에는 해외 구매자가 중국 생산품을 주문하고 운송 방식을 결정하는 형태였으나, 지금은 중국의 공급망 관리 조직이 더 성숙해지면서 그들이 직접 물류를 통제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소비재 가전 분야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조사 결과가 서구권이 추진하는 공급망 다변화 정책이 현실적인 효율성이라는 장벽에 부딪혔음을 방증한다고 평가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구축한 거대한 제조 생태계와 자동화 인프라를 단기간에 대체하는 것은 비용 측면에서 불가능에 가깝다”며 “앞으로도 많은 글로벌 기업이 중국 내 생산 기지를 유지하면서도 위험 관리를 병행하는 ‘중국 플러스 알파(China + α)’ 전략을 고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