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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휴전 속 교전 재발…호르무즈 해협 종전 협상 '벼랑 끝’

미군, 기뢰 부설 이란 선박·미사일 기지 타격…이란 "중대 위반" 보복 예고
협상 타결 시 30일 내 해협 개방·60일 종전 협상…유가 배럴당 100달러 돌파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숨통을 죄어온 이란 전쟁이 종전 협상과 군사 충돌이 동시에 전개되는 '이중 위기' 국면에 접어들었다.

로이터·월스트리트저널(WSJ)·CBS뉴스 등 주요 외신은 26일(현지시각),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가 지난 25일(현지시각)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함정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기뢰를 부설하려 한다는 이유로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에서 미사일 기지와 선박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외교부는 이를 "휴전에 대한 중대 위반"으로 규정하고, "이란은 어떤 적대 행위도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협상 테이블과 전선이 동시에 불붙다


이번 교전은 양측의 종전 협상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던 시점에 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과 이란, 다양한 국가 간 협상이 최종 조율만 남긴 채 대부분 마무리됐다"며 조만간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윤곽이 잡혀가던 양해각서(MOU) 초안에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행료 없이 30일 안에 개방하고, 이후 60일간 휴전을 연장해 종전 협상에 나서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맞춰 미국은 이란 항구 봉쇄 해제와 제재 일부 유예를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교전 발생 직전인 월요일 심야, 미 중부사령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를 부설하려던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고속정을 격침했고, 이란이 미군 항공기에 지대공 미사일로 맞대응하자 미군은 다시 이란 본토 미사일 발사대를 타격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관련 채널은 해군 요원 4명의 이름을 공개하며 전사를 알렸다.

이란 협상단은 교전 와중에도 카타르 도하에 체류하며 협상을 이어갔다. 이란은 혁명수비대 전사자 발표를 의도적으로 늦춰 협상이 중단되지 않도록 관리했으며,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와 외무장관 압바스 아라그치, 중앙은행 총재 등 최고위급 협상단이 카타르 관리들과 핵심 쟁점을 조율했다.

'240억 달러(약 36조원) 동결 자산 해제'가 최후 관문


협상의 최대 걸림돌은 이란의 해외 동결 자산 문제다. 이란은 해외 은행에 묶인 자산 240억 달러(약 36원)의 즉각적인 해제를 요구했으며, 초기 합의 시 이 가운데 절반인 120억 달러(약 18조 816억원)가 우선 해제될 가능성이 거론됐다.

미국 당국자는 "동결 자산 해제는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 개방된 이후에야 이뤄진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의 입장 차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핵 문제를 둘러싼 온도 차도 뚜렷하다. 미국은 이란이 고농축우라늄 생산 중단과 비축분 포기를 약속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란은 양해각서 초안에 핵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으며 농축우라늄 포기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인도 방문 중인 26일(현지시각) 협상 타결까지 "며칠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레바논 전선 역시 협상을 복잡하게 만드는 변수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헤즈볼라를 상대로 드론 방어선을 밀어붙이기 위해 자체 선언한 '보안 지대' 북쪽까지 지상 작전을 확대했으며, 26일 기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숨진 사람은 최소 3213명에 달했다.

이란은 어떤 최종 합의에도 레바논 정전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배럴당 100달러 유가, 협상 타결이 분수령


이란 전쟁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교역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며 전례 없는 에너지 공급 충격을 일으켰다. 이번 교전 직후 국제 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26일 배럴당 약 100달러까지 3.5% 급등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폭스비즈니스에 출연해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는 순간 에너지 가격은 전례 없는 속도로 급락할 것"이라며 "원유가 페르시아만 주변에 탱크와 저장시설에 쌓여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에 "이란과의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면서도 "위대한 합의이거나, 협상 결렬이거나 둘 중 하나"라고 못 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각) 캠프 데이비드에서 전체 각료 회의를 소집해 이란 전쟁 이후의 진로를 논의할 예정이다. 향후 수일 내 협상 타결 여부가 세계 에너지 시장의 방향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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