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화대 천 하이신 교수팀, 최고 항공 저널에 연구 발표… VLM 기반 AI 날개 설계 실험 진행
미세 조정 전 ‘중국어 프롬프트’가 영어 압도… 복잡한 공학 개념을 더 직관적·의미론적으로 압축 전송
집중 훈련 후엔 격차 줄어… 미국 대비 ‘5배’ 많은 중국 엔지니어 풀과 결합 시 파괴력 경고
미세 조정 전 ‘중국어 프롬프트’가 영어 압도… 복잡한 공학 개념을 더 직관적·의미론적으로 압축 전송
집중 훈련 후엔 격차 줄어… 미국 대비 ‘5배’ 많은 중국 엔지니어 풀과 결합 시 파괴력 경고
이미지 확대보기전 세계 AI 기술 패권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사활을 건 전면전을 벌이는 가운데, 정교한 AI 모델이 공학 및 엔지니어링 업무에서 영어보다 중국어 지시에 더 민감하고 정확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중국 최고 명문 칭화대학교의 연구 결과가 나와 글로벌 기술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9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칭화대학교 항공우주공학부 천 하이신 교수 연구팀은 중국 최고 권위의 항공 저널인 ‘Acta Aeronautica et Astronautica Sinica’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이 연구는 "산업 AI를 어느 나라의 모국어로 지휘하느냐가 미래 제조 혁신의 강력한 전략적 자산이 될 것"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미·중 기술 경쟁의 새로운 전선을 구축했다.
AI에게 날개 설계를 시켰더니… ‘미세 조정’ 전 중국어 명령어의 압승
천 하이신 교수팀은 현대 항공기 날개의 형태를 정밀하게 조정해 공기 저항(항력)을 최소화하는 고전적이고 정교한 항공 역학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특수 AI ‘에이전트’를 구축했다.
연구팀은 시각-언어 모델(VLM)을 활용해 AI에게 날개 형태, 기류 패턴 이미지, 공학적 규칙 및 기존 설계 이력을 학습 시켜 사물을 ‘보고’ ‘추론’하는 능력을 부여했다. 그 후 AI는 날개 표면에 미세한 곡선이나 돌기(범프)를 추가하는 변형 제안을 냈고, 저항을 줄이는 데 성공할 때마다 보상을 받는 강화 학습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즉각적이고 ‘주목할 만한’ 기현상을 관찰했다. 공기역학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집중적인 미세 조정(Fine-Tuning) 학습이 이루어지기 전 단계에서, 중국어로 내린 명령어가 영어로 내린 명령어보다 AI의 설계 성능을 훨씬 더 우수하게 이끌어낸 것이다.
논문은 이에 대해 "아직 특정 전술 훈련을 받지 않은 초기 모델 상태에서, 중국어라는 언어가 가진 직관적인 표현력이 공학적 맥락에서 잠재적인 이점을 제공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표음문자인 영어와 달리, 표의문자인 중국어 문자는 ‘충격파(shock wave)’나 ‘상부 표면 흡입 피크(upper surface suction peak)’ 같은 복잡하고 미묘한 유체역학 및 공학 개념을 훨씬 더 직접적이고 의미론적으로 밀도 높게(semantic density) 에이전트에 전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훈련 후엔 ‘성능 대등’… 그러나 프롬프트 효율성에서 중국어 잠재력 확인
다만 AI가 날개 설계라는 특정 임무에 완전히 최적화되는 집중 강화 학습(미세 조정) 과정을 거친 후에는 영어 에이전트와 중국어 에이전트의 수행 능력이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수렴했다.
두 언어 모두 수학적으로 거의 최적에 가까운 해(전체 저항 감소율)를 도출해 냈다. 연구팀은 “핵심 결론은 공학 설계 과제에서 고도화된 미세 조정 프로세스가 프롬프트 자체에 사용된 ‘언어의 종류’보다 에이전트의 최종 성능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라며 지나친 확대해석은 경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가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현재 전 세계 최첨단 AI 모델의 대다수는 영어를 ‘모국어’로 삼고 있으며, 글로벌 과학 문헌 데이터베이스 역시 영어가 지배하고 있다. 천 교수팀 역시 기존 연구를 인용해 “영어 명령어는 전반적인 표현의 안정성과 지식의 커버리지(범위) 면에서 확실히 우위에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와 동시에 “중국어 명령어는 엔지니어링의 맥락 표현, 의미론적 직관성, 그리고 중국 로컬 대형 모델 및 자국 공학 사양(표준)과의 정렬 측면에서 치명적인 잠재적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인간-AI 엔지니어 풀’ 갖춘 중국의 무서운 무기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가 중국이 추진 중인 ‘제조업 AI 고도화’ 전략에 거대한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엔지니어와 과학자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배출되는 공학 계열 대학 졸업자 수는 미국보다 5배 이상 많다.
중국의 이 막강한 엔지니어 군단은 대부분 번역기를 거치지 않고 자신들의 모국어로 AI 설계 도구를 지휘한다.
초기 프롬프트 입력 단계에서 중국어가 복잡한 공학 개념을 더 빠르고 직관적으로 AI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이번 발견은, 수백만 명의 토종 엔지니어들이 AI와 협업할 때 싱크로율을 극대화해 혁신의 속도를 무서운 속도로 가속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이 엔비디아 AI 칩 수출 통제로 중국의 하드웨어 목을 조르는 사이, 중국은 자국어의 특성과 압도적인 인적 자원을 결합해 '소프트웨어 및 산업 현장 응용' 분야에서 미국이 넘볼 수 없는 독자적인 AI 설계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