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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가 고통 임계치’ 주목…이란戰 속 정책 급선회 반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둘러싸고 국제유가 움직임에 따라 정책 기조를 바꾸는 모습을 보이면서 금융시장이 ‘유가 고통 임계치’를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유가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백악관이 긴장 완화로 돌아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정책 신호가 유가 변동과 맞물리며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처럼 원유 시장이 열리지 않는 시기에는 이란에 대한 강경 발언을 강화하는 반면, 유가가 상승할 때는 평화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는 점을 고려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실제 국제유가는 최근 몇 주간 급등락을 반복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이달 초 배럴당 119달러(약 17만7310원)까지 치솟았고,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과 에너지 시설을 둘러싼 공격으로 변동성이 확대됐다.

미국 내 체감 물가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약 4달러(약 5960원) 수준으로 상승했고 산업용 핵심 연료인 디젤 가격은 5달러(약 7450원)를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4달러를 넘을 경우 정치적 부담이 급격히 커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 시장 참가자들은 유가가 배럴당 95~100달러(약 14만550~14만9000원) 수준에 접근할 때마다 미 행정부의 긴장 완화 메시지가 강화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전략비축유 방출 등 정부 개입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함께 커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발언이 실제 공급 상황을 바꾸는 것은 아니어서 물리적 공급 부족이 현실화될 경우 유가가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전쟁 규모를 감안하면 현재 유가 수준이 오히려 낮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백악관은 이러한 해석을 부인했다. 테일러 로저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을 투명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이란 정권의 위협을 제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에는 전략비축유 대규모 방출 검토, 공수부대 중동 배치, 이란 전력시설 공격 위협과 동시에 평화 협상 진전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상반된 메시지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달 들어 약 0.4%포인트 상승하며 최근 1년 사이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하면서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도 약화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변화를 예측하기 위한 지표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지지율 변화, 인플레이션 기대, 주가, 국채금리 등을 반영한 ‘압력 지수’를 제시하며 이 수치가 높아질수록 정책 조정 가능성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헤지펀드 최고투자책임자는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약 22만3500원)까지 급등할 수도 있고 전쟁이 갑자기 끝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베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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