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여파로 韓·日 190억달러 시장 흔들…인천 물류 70% 적체·운임 급등
두바이 대신 인도·중국 우회 하역…중동 의존 구조 드러나며 수출업계 ‘스톱 모드’
두바이 대신 인도·중국 우회 하역…중동 의존 구조 드러나며 수출업계 ‘스톱 모드’
이미지 확대보기중동 전쟁으로 전 세계 해운 노선이 막힌 가운데 중고차 수출 시장도 급격하게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일본 중고차 업체 고베 모터의 고민을 전했다. 이 업체는 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로 중고차를 수출하고 있다. 특히 정기적 점검과 정비를 의무화하는 일본의 특수성으로 인해 각국에서는 내구성이 뛰어나고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일본산 차량에 대한 수요가 높다.
그러나 현재 미국-이란 전쟁으로 500대 이상의 차량을 실은 선적물이 바다에 갇혀 있는 상태다. 일부 차량들은 10일 이상 지연된 끝에 하역되기도 했다.
그나마 이런 사례는 나은 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항만 혼잡으로 인해 일부 일본 해운사들 사이에 공황이 일어났고 결국 일부는 선적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을 틈타 차량당 5000달러의 보증금을 요구하며 화물을 파키스탄이나 중국 항구로 우회할 것을 제안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고베 모터의 사례와 같이 중동 위기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는 일본과 한국의 중고차 거래업자들의 사업을 뒤흔들고 있다. 중고차 수출 업체들은 대부분 소규모지만 전체를 모두 합치면 거대 산업을 형성한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해 총 190억 달러 상당의 중고차를 수출했는데, 무역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수출한 중고차 88만3000대 중 3분의 1 이상을 중동으로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무성 자료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해 일본 중고차 수출의 최대 목적지였고 22만4000대를 차지해 전체 중고차 수출량의 약 15%를 기록했다. 당연히 중동에 중고차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현재가 중고차 수출 딜러들의 성수기 시즌이라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동 및 기타 지역 여행 및 건설 활동으로 3월부터 9월까지 수요가 정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운사 관계자인 강태양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인천 차량 보관 단지 활동은 크게 위축된 상태로, 차량의 70% 이상이 보관소에 묶여 있다”라며 “이미 항해 중인 일부 선박들은 원래 목적지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항해를 일시 중단하거나 경로를 변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고차 딜러 업체 오토모빌 인터내셔널 진재웅 대표는 “전쟁으로 우리는 기다리며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라며 “분쟁이 발생한 시점이 바로 가격이 오르기 시작할 무렵이었고, 우리는 구매한 차량을 보관하는 데 매달 약 4000만 원을 지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동 시장에서는 현대자동차 아반떼 MD와 기아의 K3 같은 모델이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업체들은 대체 시장을 모색하고 있지만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벤투스 오토 윤승현 대표는 “단순히 아프리카나 라틴 아메리카로 선적을 전환할 수는 없다”며 추가 판매량을 흡수할 만한 수요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유가 상승으로 운임도 올라 이중고를 겪고 있다.
로이터는 “벤투스 오토의 연간 매출 66억 원 중 절반 이상이 UAE와 연결되어 있는 만큼 한국과 일본의 중동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중고차 업체들은 적지 않은 리스크에 빠져 있다”라며 ““현재로서는 사실상 해결책이 없다”고 전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