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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의 ‘총성’… 트럼프발 에너지 대전환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역습

미국, 이란 내 5000개 목표물 '초토화'… 해상 봉쇄에 따른 오일 쇼크 가시화
국제 원유 20% '동맥경화' 위기, 공급망 마비가 한국 물가에 미칠 파장
개전 11일째를 맞은 미·이란 전쟁은 미국이 5000여 개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역대급 공습을 단행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개전 11일째를 맞은 미·이란 전쟁은 미국이 5000여 개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역대급 공습을 단행했다. 사진=연합뉴스

중동의 전운이 세계 경제를 덮치며 20세기 오일 쇼크에 버금가는 대재앙의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

AP통신이 11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개전 11일째를 맞은 미·이란 전쟁은 미국이 5000여 개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역대급 공습을 단행하고 이란이 세계 석유 수송의 혈맥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며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정책과 이란의 자원 무기화가 맞물리며 단순한 국지전을 넘어 전 세계 공급망을 붕괴시키는 글로벌 경제 전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정밀 타격’과 이란의 ‘에너지 인질극’… 벼랑 끝 대치


미 국방부는 이란의 전쟁 수행 능력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초정밀 타격 작전에 돌입했다.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미국 국방장관은 10일(현지시각) "오늘을 기점으로 가장 강도 높은 공격을 가하겠다"며 이란의 핵심 군사 자산을 정조준했다. 댄 케인(Dan Caine) 미 합동참모의장은 현재까지 타격한 목표물만 5000개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이란의 탄도 미사일 기지와 핵 관련 시설이 이번 공습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맞서 이란은 경제적 핵폭탄이라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적대국에 단 1리터의 기름도 나가지 못하게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즉각 실물 경제의 공포로 전이됐다.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해협이 마비되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Aramco) 등 주요 에너지 기업들은 선박을 홍해로 긴급 우회시키는 등 물류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배럴당 유가가 150달러를 상회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인명 피해와 인도주의적 재앙… 전방위로 퍼지는 전쟁의 상흔


전쟁의 참혹함은 수치로 드러난다.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이란 내 1230명을 포함해 레바논 397명, 이스라엘 12명 등 민간인과 군인을 가리지 않고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지역 국가들까지 이란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 사정권에 들어가며 중동 전역이 화약고로 변했다. 미군 역시 7명의 전사자와 14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인명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민간 분야의 마비도 심각한 수준이다. 영국 항공(British Airways)은 두바이와 텔아비브를 포함한 중동 주요 노선 운항을 이달 말까지 중단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현재까지 66만 명이 넘는 레바논 피란민이 발생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대규모 인구 이동과 물류 중단이 노동력 부족과 물가 상승을 동시에 유발하는 전시 스태그플레이션의 전초전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국 경제에 미칠 ‘에너지 쇼크’… 공급망 다변화가 생존 열쇠


이번 사태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자극하고 제조 원가 상승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것으로 분석한다.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정유 및 화학 업계는 이미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하지 않는 홍해 노선 활용은 운송 기간과 비용을 늘려 국내 휘발유 가격 등 민생 경제에 즉각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으로 전쟁의 향방은 미군이 이란의 봉쇄망을 얼마나 빠르게 해제하느냐,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추가 조치가 에너지 가격 안정화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중동발 공급망 쇼크가 장기화할 시나리오에 대비해 국가 차원의 에너지 비축분 관리와 수입선 다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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