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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중국 대비 ‘보험’으로 호주 잠수함 기지 선택…서호주 스털링 기지 전진 배치

2027년부터 핵추진 잠수함 최대 4척 순환 배치…대만·남중국해 접근성 강화
AUKUS 연계 미·영·호 군사 통합 가속…정비 거점·차단 작전 허브로 부상
호주 정부는 미국·영국과의 오쿠스(AUKUS) 핵잠수함 협정에 대비해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WA) 헨더슨 조선소에 120억 달러(약 16조 7500억원) 규모의 선급금을 투입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호주 정부는 미국·영국과의 오쿠스(AUKUS) 핵잠수함 협정에 대비해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WA) 헨더슨 조선소에 120억 달러(약 16조 7500억원) 규모의 선급금을 투입했다. 사진=로이터
미국이 중국과의 잠재적 무력 충돌에 대비해 서호주에 위치한 호주 해군 기지를 사실상 전진 배치 거점으로 선택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잠수함 작전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 기지는 대만과 남중국해 분쟁 상황에서 미 핵추진 잠수함을 신속히 투입할 수 있는 ‘보험’ 역할을 하게 된다.
미 글로벌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월7일 ‘미 해군이 중국과 전쟁에 대비해 내놓은 새로운 보험 정책은 호주 기지다’라는 제하의 보도를 통해 미국이 향후 수년 내 서호주 스털링 해군기지에 최대 4척의 핵추진 잠수함을 순환 배치할 계획이며, 첫 배치는 2027년에 이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는 중국을 억제하기 위한 미·호 군사 통합 전략의 핵심 단계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과 충돌 시 전진 기지 역할


스털링 기지는 미국과 중국이 대만을 둘러싸고 무력 충돌에 들어갈 경우 미 핵추진 잠수함이 충돌 현장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정박지이자, 상황이 악화될 경우 안전하게 후퇴할 수 있는 거점으로 기능하게 된다. 미국은 현재 괌에 잠수함 전력을 배치하고 있으나, 중국이 분쟁 초기 미사일 공격으로 괌의 군사 시설을 무력화할 가능성을 우려해 대안을 모색해 왔다. 서호주 기지는 바로 이러한 취약성을 보완하는 선택지로 부상했다.

정비와 재투입 속도 개선

서호주에서 잠수함 정비가 가능해지면 미 해군은 전투 중 손상된 함정을 하와이나 미 본토까지 보내지 않고도 비교적 가까운 지역에서 수리를 마친 뒤 다시 작전에 투입할 수 있다. 현재 상당수 정비 작업은 괌이나 하와이 진주만, 미국 본토 조선소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미 조선소의 정비 적체가 심각한 상황이다. 미 해군 잠수함 전력을 지휘하는 링컨 라이프스테크 소장은 전투 상황에서 빠른 복귀가 핵심이라며 서호주의 지리적 이점이 작전 지속성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의 대규모 투자와 기지 확장


호주 정부는 스털링 기지 확장을 위해 약 56억달러를 투입해 훈련 시설, 병력 주거 공간, 잠수함 부두 개량, 방사성 폐기물 처리 시설, 전력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미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버몬트함이 약 4주간 스털링 기지에 머물며 미·호 양국 인력이 공동으로 수십 건의 정비 작업을 수행했다. 기지는 퍼스 남쪽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하며, 본토와 다리로 연결된 섬 형태다.

헨더슨 정비 단지와 한계


스털링 기지 인근 헨더슨 지역에는 대형 수리를 위한 드라이독을 포함한 정비·조선 단지가 조성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84억달러가 책정됐다. 다만 대형 드라이독 완공 시점과 숙련 인력 확보가 과제로 지적된다. 일부 분석가들은 대규모 긴급 수리를 위해 최소한 부유식 드라이독과 같은 임시 대안이 2030년대 초까지는 준비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단지 완공까지 추가로 약 90억달러가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광업 중심 지역 특성상 인력 확보 비용도 상당할 전망이다.

AUKUS와 지역 전략의 분기점


이번 배치는 미국·영국·호주 3국 안보 협의체인 오커스(AUKUS) 구상의 일환이다. 이 협정에 따라 호주는 2030년대 초부터 미국으로부터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을 도입할 예정이지만, 미 조선 능력 부진으로 공급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호주는 현재 디젤 전기 잠수함만 운용하고 있어 핵잠수함 운용 경험이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전직 호주 총리 말콤 턴불은 자국 잠수함 없이 미 잠수함 기지를 허용하는 것이 호주 국익에 부합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주권 희생을 우려했다.

중국 견제와 지역 파급 효과


미 잠수함이 스털링 기지에 상시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되면, 호주 북쪽 주요 해상 교통로와 중국의 무역 항로를 차단하는 작전도 용이해진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여전히 장거리 미사일로 기지를 타격할 수는 있지만, 괌 등 기존 기지보다 거리가 멀어 공격 난이도가 높다고 평가한다. 반면 현지 주민과 일부 정치 세력은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와 주택 가격 상승, 군사 표적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호·영 3국은 이번 배치를 중국 억제를 위한 전략적 필수 조치로 보고 있으며, 서호주 스털링 기지는 인도태평양 안보 지형에서 핵심 허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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