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의 주요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이 인공지능(AI) 붐을 떠받치는 대규모 시설 건설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의 반발이 확산되자 올해 로비와 홍보 활동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전력요금 상승과 물 사용 급증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업계가 적극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디지털리얼티와 QTS, NTT데이터 등 미국의 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최근 “AI 인프라 확산에 따른 에너지 비용 문제와 지역 반대 여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왔다”고 인정하며 올해 공격적인 로비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여러 데이터센터 운영사는 특정 지역을 겨냥한 광고와 주민 소통에 대한 지출을 늘리는 한편, 연방·주 의회를 상대로 한 로비 활동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태그 그리슨 QTS 공동 최고경영자는 “지역사회에서 우리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을 더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며 “반대 여론이 공세적으로 나오는 만큼 우리 역시 일정 부분 공세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전력요금·물 사용 논란에 프로젝트 중단·지연 잇따라
데이터센터와 기술기업들은 대규모 시설이 대기오염을 유발하고 막대한 물을 소비하며 전력요금을 끌어올린다는 이유로 주민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시장조사업체 매크로에지에 따르면 올해 1월 한 달 동안에만 미국에서 20건이 넘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중단되거나 지연됐다. 이는 직전 6개월 전체와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위스콘신주에서 추진하던 244에이커 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지역 반발로 철회했다. 디지털리얼티의 앤드루 파워 CEO는 하와이에서 열린 태평양통신위원회 연례회의에서 “우리 업계에도 ‘님비’ 현상이 매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잘못된 인식이 개발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
◇ 기술기업들 ‘지역 상생’ 메시지 강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1월 이후 13% 상승했다. 이 문제는 2024년 대선 당시 전기요금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기업들도 비판 완화에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신규 전력망 인프라 구축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약속했고 오픈AI는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지역별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실리콘밸리 경영진은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배관공과 전기기사, 건설 노동자들에게 상당한 일자리 증가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직종의 임금이 거의 두 배로 오른 사례도 있다”며 “반도체 공장과 AI 공장 건설로 고소득 일자리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데이터센터 업계는 전력요금 상승의 근본 원인이 전력망 투자 부족에 있다며 정치권이 정책 실패의 책임을 데이터센터에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설비에 수백억달러를 투자하는 상황에서 메시지 관리에 수천만달러를 쓰는 것은 매우 작은 비용”이라고 말했다.
더그 애덤스 엔티티 글로벌 데이터센터 CEO는 “그동안 지나치게 비밀주의적이었던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긍정적 효과를 더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체육·레저시설 투자 등 지역 환원 사례를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