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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초호황-하] "TSMC 독주 막아라"…삼성 파운드리 '2나노·턴키' 승부수, 2026년 대격돌

시총 2600조 TSMC, AI 파운드리 '독재'…삼성, GAA 기술로 추격 고삐
마이크론, 美 정부 지원 업고 HBM 3위 굳히기…슈퍼사이클 '명과 암' 공존
AI 시대의 반도체 생태계는 메모리 기업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기업과 글로벌 경쟁사들이 얽히고설킨 복잡한 함수 관계 속에 놓여 있다. TSMC의 독주와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마이크론의 추격은 우리 기업들에 기회이자 위협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AI 시대의 반도체 생태계는 메모리 기업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기업과 글로벌 경쟁사들이 얽히고설킨 복잡한 함수 관계 속에 놓여 있다. TSMC의 독주와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마이크론의 추격은 우리 기업들에 기회이자 위협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약진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라는 거대한 판 위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전쟁의 일부분이다. AI 시대의 반도체 생태계는 메모리 기업뿐만 아니라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과 글로벌 경쟁사들이 얽히고설킨 복잡한 함수 관계 속에 놓여 있다.
특히 '반도체 제국'을 건설한 TSMC의 독주와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마이크론의 추격은 우리 기업들에 기회이자 위협이다.

시총 17700억 달러의 거인, TSMC'AI 파운드리' 독재


대만의 TSMCAI 반도체 시대의 진정한 '슈퍼 갑'으로 등극했다. 엔비디아, 애플, AMD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TSMC의 첨단 공정을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TSMC는 이러한 압도적 지위를 바탕으로 2024~2025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2025년 매출은 전년 대비 31.6% 증가한 약 1755000억 원을 기록했으며, 4분기 순이익만 약 235000억 원에 달했다.

TSMC의 힘은 수익성 높은 첨단 공정에서 나온다. 3나노, 5나노 등 선단 공정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77%를 차지하며, 영업이익률은 50%를 상회한다. 시가총액은 17700억 달러(2615조 원)로 아시아 상장사 중 최대 규모이며, 삼성전자의 두 배를 넘는다. TSMC2026년 하반기 2나노 공정과 1.4나노급 A16 공정 도입을 예고하며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릴 태세다. 여기에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구마모토 등 글로벌 생산 거점 확장에 2026년에만 최대 81조 원을 투자하며 '반도체 제국'의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TSMC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72%의 점유율(첨단 AI 칩 분야에서는 점유율이 90%를 상회)로 독주하고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도 계속된다. TSMC2025400~420억 달러(59~62조 원)에 이어 2026년에는 520~560억 달러(76~82조 원)의 역대 최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만 1650억 달러를 투입해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며, 일본 구마모토에도 JASM 공장을 운영 중이다. 미국 투자 총액은 1000억 달러(147조 원) 이상으로 미국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인 직접투자다.

TSMC 경영진은 AI 관련 매출이 2025년에 두 배로 증가하고, 향후 5년간 연평균 40% 중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인베스팅닷컴이 최근 보도한 컨퍼런스콜 내용에 따르면, TSMC는 소비자, 엔터프라이즈 및 국가 부문에서 강력한 AI 수요가 있음을 확인했다. 회사는 생산성 향상과 AI HPC 고객을 지원하기 위한 미국 생산 능력 확장을 통해 공급 제약을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 정책으로는 안정 배당 증가 정책을 유지한다. 2024년 주당 배당금 14대만 달러를 지급했고, 배당수익률은 약 1.0% 수준이다. S&P로부터 AA- 최고 등급을 받을 정도로 재무건전성도 우수하다.

삼성 파운드리, '2나노·턴키' 전략으로 TSMC 추격 고삐


이에 맞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타도 TSMC'를 외치며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삼성전자는 TSMC보다 앞서 세계 최초로 도입한 'GAA(Gate-All-Around)' 기술의 수율 안정화에 사활을 걸었다. 2025년 들어 3나노 2세대 공정의 수율이 개선세에 접어들며 기술적 난관을 하나씩 돌파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삼성전자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2나노 공정(SF2)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해 판을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메모리(HBM)-파운드리-패키징을 일괄 수행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턴키(Turn-key)' 솔루션을 앞세워 엔비디아, AMD 등 대형 팹리스 고객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록 점유율 격차는 여전하지만, 2026년은 삼성 파운드리가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고 TSMC의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유일' 마이크론의 맹추격과 HBM 야심


미국 유일의 메모리 기업인 마이크론 역시 AI 훈풍을 타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회계연도 2026(20259~20268) 매출 전망치는 약 107조 원으로, 2년 만에 두 배 가까운 성장이 예고된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2026년 생산될 HBM 물량까지 이미 완판됐다"고 밝히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이크론은 현재 HBM 시장 점유율 21%3위에 머물러 있지만, 미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 사격인 'CHIPS' 보조금과 공격적인 설비 투자를 통해 한국 기업들을 맹추격하고 있다. 특히 2028HBM 시장규모가 1000억 달러(147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 아래,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2026년 슈퍼사이클, 구조적 공급 부족


업계 전문가들은 2026년을 1990년대 이후 최대의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도래하는 해로 지목한다. 단순한 경기 순환에 따른 수요 회복이 아니라, 구조적인 공급 부족이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핵심 원인은 'HBM의 기회비용'이다. HBM은 일반 D램 대비 웨이퍼 소모량이 3배에 달한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HBM 생산을 늘릴수록 일반 D(범용 메모리) 생산 능력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트렌드포스는 2026AI용 메모리가 글로벌 D램 웨이퍼 용량의 20%를 잠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2026년부터 2027년까지 PC, 스마트폰, 서버 등 전 영역에서 메모리 부족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은 급등하고, 메모리 기업들의 이익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26년을 1990년대 이후 최대 슈퍼사이클로 규정하고, 2026DRAM 매출 51%, NAND 매출 45% 성장을 예측했다. SK하이닉스를 글로벌 메모리 톱픽으로 선정했다. 골드만삭스는 ASIC 기반 AI칩의 HBM 수요가 82%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HBM 공급 과잉으로 2026년 가격이 10%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장밋빛 전망 속 경계해야 할 '거품론'과 지정학적 리스크


그러나 축포를 터뜨리기엔 아직 이르다. 리스크 요인도 분명하다. 가장 큰 변수는 미·중 기술 패권 전쟁이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대중국 HBM 수출을 통제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 운영이 지정학적 파도에 휩쓸릴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한다.

'AI 거품론' 또한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가 실제 수익 모델로 연결되지 않을 경우, 투자가 급격히 위축되며 반도체 수요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다. HBM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럼에도 현재로서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AI가 촉발한 변화는 일시적 유행이 아닌 산업의 근간을 바꾸는 거대한 흐름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빅4의 황금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AI가 만든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단기 경기 사이클이 아닌 AI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독주로, TSMC는 파운드리 독점으로, 삼성전자는 반등 모멘텀으로, 마이크론은 미국 유일 메모리 기업 지위로 각자의 강점을 살려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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