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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소프트웨어는 '수익화 질주', 하드웨어는 '공급 동맥경화'… 심화하는 괴리

삼성 DRAM 증산 '5%' vs AI 수요 '30%'… 반도체 병목이 '서비스 전쟁' 발목 잡나
HBM 올인 탓 범용 메모리 품귀… 마이크론 "2028년까지 공급난 지속"
챗GPT 광고·구글 락인(Lock-in)… 빅테크, 수익화·생산성으로 전선 확대
인프라·노동력 부족 현실화… 블랙록 "데이터센터 지을 사람도 없다"
삼성전자의 D램 생산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쳐 공급망 제약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삼성전자(D램 메모리) 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의 D램 생산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쳐 공급망 제약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삼성전자(D램 메모리)
인공지능(AI) 산업이 수익 창출과 서비스 확장을 위한 '소프트웨어 전면전'에 돌입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하드웨어 공급망은 심각한 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 오픈AI와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은 광고 도입과 생태계 확장을 서두르며 수익화에 속도를 내지만, 핵심 부품인 메모리 반도체는 생산량이 수요 증가 폭을 따라잡지 못하는 '미스매치(불일치)'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IT 전문매체 Wccftech는 지난 16(현지시각) 삼성전자의 D램 생산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쳐 공급망 제약이 불가피하다고 보도했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Axios)17일 챗GPT의 광고 도입 등을 거론하며 AI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수요 30% 폭증하는데 공급은 5% 찔끔… HBM 쏠림의 역설


AI 하드웨어 시장의 최대 불안 요소는 메모리 공급 부족이다. Wccftech가 인용한 디지타임스(DigiTimes) 데이터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총 D램 웨이퍼 생산량은 약 800만 장으로, 지난해보다 5%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이는 엔비디아와 AMD 등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용사)와 칩 제조사의 D램 수요가 전년 대비 30% 이상 폭증한 상황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의 근본 원인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집중 현상에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가 수익성이 높은 HBM3, HBM3E, HBM4 생산에 설비 역량을 집중하면서 범용 D램 생산 여력이 급감했다. 삼성전자가 평택 캠퍼스 증설 등 긴급 조치에 나섰지만, 단기적인 공급 해갈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마이크론 부사장은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은 최소 2028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AI 유효시장(TAM)이 꾸준히 증가하는 속도를 공급업체들이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기업들이 과거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폭락 학습 효과로 공격적인 설비 투자를 주저하는 점도 공급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돈 벌어야 버틴다"… 수익화·생산성으로 전선 이동


하드웨어 병목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서비스 영역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악시오스 분석을 보면 AI 기업들은 단순 기술 과시를 넘어 '수익화''생산성' 입증에 사활을 걸었다.

오픈AI는 최근 챗GPT에 광고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막대한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을 감당하려면 확실한 현금 흐름(Cash Flow)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S&P 글로벌의 멜리사 오토 연구원은 "GPT의 광고 도입은 성장과 지출을 뒷받침할 자금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앤트로픽은 코딩 비전문가도 업무 도구를 만들 수 있는 '코워크(Cowork)' 기능을 선보이며 기업 생산성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구글 역시 자사 AI 모델 '제미나이'를 지메일(Gmail)과 유튜브 등 기존 핵심 서비스에 깊숙이 통합해 30억 명에 이르는 사용자를 자사 생태계에 묶어두는(Lock-in)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인프라·노동력 부족… '성장의 한계' 경고등


문제는 하드웨어와 인프라의 물리적 한계가 AI 서비스 확산 속도를 제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2026년 말까지 AI 탑재 스마트폰 라인업을 2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메모리 반도체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면 생산 차질이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숙련 노동력 부족 문제까지 불거졌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최근 보고서에서 "데이터센터와 공장 수요는 급증하는데 이를 지을 노동력 공급관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2~3년간 AI 산업의 승패가 혁신적인 서비스 모델의 등장 여부보다 안정적인 하드웨어 공급망과 인프라 확보 여부에 달렸다고 입을 모은다. 메모리 반도체 부족과 전력, 노동력 등 물리적 제약 요소를 해결하지 못하면 AI 산업의 장밋빛 전망도 현실의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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