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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1년, 지표는 '호황'·삶은 '비명'…'일자리 없는 성장'의 역설

WP 지난 14일 보도…"거시 지표와 서민 체감 경기 괴리 위험수위"
AI·관세 불확실성에 기업 채용 꽁꽁…청년층 "체감은 이미 불황"
물가·주거비 급등에 서민 '소외'…연준 갈등·관세 등 리스크 산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1년 차를 맞아 역대 최고의 경제 성적을 거뒀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미국 서민이 겪는 경제적 고통은 오히려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1년 차를 맞아 "역대 최고의 경제 성적"을 거뒀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미국 서민이 겪는 경제적 고통은 오히려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1년 차를 맞아 "역대 최고의 경제 성적"을 거뒀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미국 서민이 겪는 경제적 고통은 오히려 커졌다는 분석이다. 물가는 여전히 높은데 기업들은 채용을 꺼리는 '일자리 없는 성장'이 굳어지면서 계층 간 불평등이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4(현지시각) 트럼프 행정부의 거시 경제 지표와 미국인이 피부로 느끼는 실물 경기 사이의 괴리가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텅 빈 '고용 시장'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디트로이트 연설에서 "우리는 기록상 최악의 수치에서 가장 강력한 수치로 도약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이 분석한 내막은 다르다. 겉으로 드러난 실업률 수치는 안정적이지만, 일자리의 질은 급격히 나빠졌다.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의 낸시 라자르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실업률이 소폭 하락했다고 분석했지만, 이는 착시 현상에 가깝다. 신규 일자리 증가는 수년 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렀고, 그마저도 시간제 근로(파트타임)가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특히 노동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청년층의 절망감은 깊다. 투자운용사 뉴 센추리 어드바이저스의 클라우디아 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공식적인 경기 침체는 아니지만, 젊은 졸업생들에게는 이미 침체나 다름없다"고 진단했다. 기업들이 트럼프발() 글로벌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을 우려해 채용 계획을 동결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도입이 가속화하면서 기업들이 신규 채용 대신 AI 자동화로 눈을 돌리는 흐름도 감지된다. 삼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AI가 일자리를 대체하는 최전선에 서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잡히지 않는 물가, 커지는 박탈감


트럼프 대통령은 서민들이 호소하는 '경제적 부담'을 두고 "가짜 단어"라고 일축했지만, 통계는 서민들의 팍팍한 삶을 그대로 증명한다. 소득이 찔끔 오르는 사이 물가는 더 빠르게 뛰면서 실질 구매력은 바닥을 기고 있다.

지난달 식품, 교통, 주거비 등 필수 생활 물가가 일제히 올랐다. 공공요금과 보육비, 노인 돌봄 비용 오름세도 가파르다. 미 공영라디오 NPR 분석을 보면 월마트의 판매 가격은 1년 전보다 5%나 뛰었다. 집값 고공행진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은 더욱 멀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해결하려고 생애 첫 주택 구매자를 지원하고 신용카드 이자율을 1년간 10%로 묶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화당이 주도해 2017년 감세 조치를 연장한 것이 경제 성장에 보탬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일부 경제학자는 이를 두고 "경제가 감당할 수 없는 문제들 속에서 금방 사라질 '반짝 효과(Sugar High)'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다이앤 스웡크 KPM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이 경제 성장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이는 가속화하는 현상"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경제 지지율은 36%로 추락했다.

관세·이민·연준 압박… '3중 리스크' 뇌관


앞으로의 경제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트럼프의 핵심 정책인 '관세 폭탄''()이민', '연준(Fed) 압박'이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어서다.

세계은행(WB)은 트럼프식 관세 정책이 앞으로 10년 동안 세계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이 아직은 관세 비용을 떠안고 있어 소비자 가격으로 넘어오지 않았지만, 이는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규모 이민자 추방 정책은 일손 부족을 불러와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농장 노동자가 줄어 식료품 가격이 오르고, 돌봄 인력이 부족해지자 보육·요양비가 급등하는 악순환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조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흔드는 행보는 시장의 불안을 키운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스트레인 경제학자는 "이러한 갈등은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뿐"이라며 "미국 국채를 보유하는 게 위험하다는 인식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 경제는 주식시장 호황과 AI 특수를 누리는 부유층과 고물가와 고용 한파에 시달리는 서민층으로 쪼개진 상태다. 스웡크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일자리 없는 확장'이라는 가보지 않은 길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화려한 지표 뒤에 가려진 불평등의 그림자가 2026년 미국 경제의 가장 큰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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