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축출되면서 지정학적 긴장이 커진 가운데 금과 달러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다만 글로벌 증시는 인공지능(AI) 기대를 앞세운 기술주가 상승을 주도하며 위험자산 선호 흐름을 이어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두로 축출 소식이 전해진 뒤 안전자산 선호가 부각되면서 금 가격은 온스당 4400달러(약 635만2400원)를 넘어섰고 은 가격도 하루 만에 3% 이상 상승했다. 달러 가치 역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미국 증시 선물은 전반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나스닥100 선물은 장 초반 0.6% 올랐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인텔 등 반도체 종목이 개장 전 거래에서 3% 이상 상승했다. S&P500 선물도 0.2% 상승했다.
국제 유가는 등락을 거듭했다. 브렌트유는 카라카스 정세 변화가 원유 공급에 미칠 영향을 저울질하는 가운데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미국 주도로 재건하겠다는 구상을 언급하면서 셰브런 주가는 장 초반 6% 이상 급등했고 미국 주요 석유 기업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증시 참가자들은 전반적으로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크리스토퍼 덤비크 픽테자산운용 선임투자자문은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진 일의 경제적 영향은 주식시장에 부담을 줄 만큼 크지 않다”며 “원유 시장 역시 가장 낙관적인 경우를 가정해도 의미 있는 영향이 나타나려면 2~3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증시에서는 기술주 중심의 상승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역내 주요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유럽에서도 기술주와 광산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사루 차나나 삭소마켓 수석투자전략가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현재 시장에서 가장 지배적인 변수는 단연 인공지능”이라며 “기술 낙관론이 다른 모든 서사를 압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전개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베네수엘라 과도정부를 이끄는 델시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은 마두로 체포 직후의 강경한 반응과 달리 미국과 협력하겠다는 유화적 입장을 내비쳤다.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18% 수준에서 큰 변동이 없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해 미국 국채 수요를 늘릴지 아니면 인플레이션과 재정 우려를 키워 수요를 약화시킬지를 두고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모히트 쿠마르 제프리스 유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며 “단기적으로는 다시 거시 변수, 즉 인공지능 논쟁과 고용, 인플레이션, 1월 대규모 국채와 회사채 공급 문제로 초점이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베네수엘라 국채 가격은 마두로 축출을 계기로 추가 상승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기대해 온 정권 교체 가능성이 한층 현실화되면서 채무 재조정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미 베네수엘라 국채와 국영 석유회사 페트롤레오스 데 베네수엘라(PDVSA)의 채권은 최근 몇 달 사이 달러당 23~33센트(약 333원~477원) 수준까지 두 배 이상 오른 상태다.
블룸버그는 “베네수엘라 사태는 글로벌 원유 정치 지형을 재편하는 계기가 됐다”며 “미국과 브라질, 가이아나, 캐나다 등 워싱턴의 영향권에 있는 국가들이 하루 3000만배럴 이상을 생산하는 구조가 장기적으로 원유 시장 공급 여건을 완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