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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워너브러더스 인수전 과열…연말에도 멈추지 않는 글로벌 M&A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뱅크에 위치한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뱅크에 위치한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 사진=로이터

연말 휴가철에도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이 식지 않으면서 월가와 유럽 금융가의 투자은행가와 자문가들이 크리스마스 연휴에도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워너브러더스를 둘러싼 대형 인수전이 불을 붙이면서 연말 거래가 예년보다 더욱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글로벌 M&A 데이터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 세계에서 발표된 M&A 규모는 4636억 달러(약 686조2916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 늘어난 수치로 연말을 앞두고 초대형 거래가 잇따르면서 금융권 전반이 사실상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최근 거래에는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의 60억 달러 합병(약 8조8860억 원)을 비롯해 IBM의 데이터 인프라 업체 콘플루언트 인수(110억 달러·약 16조2910억 원),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와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를 두고 벌이고 있는 경쟁 입찰이 포함됐다.

월가의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지금은 사냥의 마지막 국면이자 결승선”이라며 “연휴 기간이라도 언제든 업무에 투입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파라마운트 측 자문을 맡고 있는 로펌은 연휴 기간에도 협상과 주주 설득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사모펀드 운용사 퍼미라와 워버그 핀커스는 회계·투자 소프트웨어 업체 클리어워터 애널리틱스를 약 84억 달러(약 12조4404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부채를 포함한 금액으로 연말을 앞두고도 대형 거래가 멈추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 워너브러더스 인수전, 연휴도 삼켜


연말 거래 열기를 상징하는 사례는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를 둘러싼 인수전이다. 파라마운트는 이날 레드버드 캐피털 파트너스와 공동으로 자금을 조달해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에 대한 적대적 인수 제안을 수정했고 제안 시한을 내년 1월 21일까지 연장했다. 제안 금액은 1084억 달러(약 160조5004억 원)에 달한다.
레드버드 캐피털 파트너스의 창립자 제리 카디날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휴 기간과 1월 첫째 주까지 주주들에게 제안의 가치를 설명하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존 콜린스 글로벌 인수합병 부문 대표는 “산업 전반에 걸쳐 거래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경영진과 이사회가 과거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 트럼프 무역전쟁 충격 넘은 M&A 시장


올해 M&A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전쟁 여파로 2분기 한때 급격히 위축됐지만 이후 빠르게 회복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인수합병 규모는 이미 4조8000억 달러(약 7108조8000억 원)를 넘어섰다. 이는 초저금리와 경기 부양책이 맞물렸던 지난 2021년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법률·금융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설리번 앤드 크롬웰의 프랭크 아퀼라 파트너는 “내년 상반기 거래 파이프라인이 매우 강력하다”며 “2021년과 맞먹는 수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씨티그룹의 기예르모 바이구알 글로벌 M&A 공동 책임자도 “기업과 사모펀드 양쪽 모두에서 대형 거래 준비가 활발하다”며 “연말은 끝이 아니라 다음 사이클의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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