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뉴욕 주식 시장 모멘텀인 인공지능(AI) 테마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있다.
‘AI 거품론’이 더해지며 뚜렷해진 이 변화는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오픈AI 진영의 쇠락과 알파벳 산하 구글의 TPU(텐서 처리 장치) 돌풍이 몰고 온 구글 진영의 부상이 그 핵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추수감사절 연휴가 끼며 나흘 만에 거래가 이뤄졌던 지난달 마지막 1주일 동안 1.1% 하락하며 마감했고, 알파벳은 같은 기간 6.8% 급등했다.
뉴욕 주식 시장이 1일(현지시각) 연말 랠리 기대감이 높은 12월 거래를 시작하면 두 진영이 동반상승 하더라도 상승률 격차는 뚜렷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불안한 엔비디아·오픈AI 진영
엔비디아·오픈AI 진영은 엔비디아와, 엔비디아 반도체에 의존하는 챗GPT 업체 오픈AI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엔비디아의 범용 AI 반도체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AMD, 엔비디아가 투자하는 순수 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 하이퍼스케일러 오라클이 이 진영을 구성한다.
배런스에 따르면 지난 1주일 이들 엔비디아·오픈AI 진영 주가는 평균 2.7% 상승에 그쳤다.
그 핵심에 자리 잡고 있는 엔비디아에 대해서는 월스트리트 일부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엔비디아 성장이 ‘진짜 현금’이 아닌 ‘불투명한 현금’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엔비디아가 11월 19일장 마감 뒤 공개한 분기 실적은 탄탄했다. AI 반도체 수요가 고공행진하면서 매출과 순익이 각각 70% 안팎 폭증하는 등 기대를 웃돈 탄탄한 흐름이 확인됐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튿날인 20일 장 초반 5%가 넘게 급등하며 196.00달러로 치솟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실적에 담긴 허점을 뒤늦게 파악했고, 그 충격에 당일 주가는 결국 3% 넘는 급락세로 마감했다.
비관론자들이 주목한 것은 바로 ‘불투명한 현금’이었다.
‘불투명한 현금’은 우선 엔비디아 AI 반도체 수요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반영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등 엔비디아 주요 고객사인 하이퍼스케일러들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금 당장은 엔비디아 반도체를 구매하고 있다. 그러나 고가이면서 공급이 제한적인 이 반도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들은 자체 맞춤형 반도체 개발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구글이 TPU를, 아마존이 인퍼렌시아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는 것처럼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자체 AI 반도체를 개발해 엔비디아 반도체 주문을 급격히 줄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들이 자체 반도체로 전환하기 전까지만 엔비디아 반도체에 의존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불투명한 현금’의 주된 배경이다.
‘불투명한 현금’의 또 다른 요인은 장기간의 대규모 선주문이다.
엔비디아 실적에는 고객사들의 장기간 대규모 선주문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AI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거나, 경쟁 AI 반도체의 시장 진입이 빨라지면 이 선주문은 취소, 또는 연기될 수 있다. 현금 흐름이 미래에 현실화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구글 진영
탄탄한 것으로 보였던 엔비디아의 실적을 ‘불투명한’ 것으로 만든 대표적인 요인 가운데 하나는 구글의 TPU 반도체다.
구글은 자체 개발한 TPU로 최신 제미나이3 AI 모델을 공개했고, 이 모델은 공신력 있는 여러 평가에서 현존하는 AI 가운데 최고 성능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은 엔비디아 블랙웰 반도체처럼 자사의 TPU를 다른 업체에 공급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구글 진영에는 TPU 공동 설계 업체인 브로드컴, 회로 기판을 공급하는 TTM 테크놀로지스, 기술 솔루션을 제공한 셀레스티카, 광학제품 업체 루멘텀 홀딩스가 포진해 있다.
이 구글 진영 종목들은 지난 1주일 평균 16% 급등했다. 엔비디아·오픈AI 진영 소속 종목들의 같은 기간 상승률 2.7%를 압도한다.
소프트웨어, 상승 여력 높아
AI 인프라 종목들이 재편되는 가운데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서비스 업체(SaaS)들은 고전하고 있다.
세계 최대 고객 관계 관리(CRM)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 인적 자원 관리(HCM), 재무관리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업체 워크데이 등이 급락하고 있다.
이들은 막대한 투자에 비해 성과가 크게 나지 않는 데다 장기적으로 AI에 시장을 잠식당할 것이란 우려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키뱅크 애널리스트 잭슨 에이더는 시장에서 이들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잉여현금흐름(FCF) 성장률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준에 머물 것으로 시장이 전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CF는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실적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으로 그 성장률이 GDP 성장률과 같은 수준이라는 것은 이들의 성장세가 자동차, 철강, 유통 같은 성숙한 산업, 즉 경제 전반의 성장과 같은 성장세를 보인다는 뜻이다.
에이더는 이런 전망은 일반적인 기술주 성장 기대치인 두 자릿수 성장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매우 비관적인 전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비관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이는 역설적으로 향후 이들 종목의 주가상승 여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도 높은 인건비 문제 해결에는 AI가 필수라면서 세일즈포스, 워크데이, 고객 경험(CX) 소프트웨어업체 페가시스템스, 클라우드 데이터 분석 업체 테라데이터 등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