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효율 코어' 버린 미디어텍, 퀄컴도 동참…'All Big Core' 대세로
TSMC 3nm 공정·AI 2배 성능…효율 코어 고수하는 삼성의 '선택' 주목
TSMC 3nm 공정·AI 2배 성능…효율 코어 고수하는 삼성의 '선택' 주목
이미지 확대보기미디어텍(MediaTek)이 2023년 업계의 관행을 깨고 '효율 코어(E-core)'를 제거한 파격적인 칩 설계를 선보인 지 2년 만에, 지난 2025년 9월 발표한 후속작 '디멘시티 9500'을 통해 삼성 '엑시노스 2600'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IT전문 매체 WCCF테크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디멘시티 9500은 'All Big Core(모두 고성능 코어)' 아키텍처를 채택, 퀄컴의 최신 칩과 대등한 경쟁력을 과시하며 '효율 코어 무용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업계에서는 효율 코어를 유지하는 삼성 엑시노스 2600이 교훈으로 삼아야 할 지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을 비롯한 경쟁사들의 효율 코어 포함 제품들 역시 실제 효용성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퀄컴도 뒤따른 '효율 코어 제거'…미디어텍이 판도 바꿨다
반도체 업계의 이 같은 '효율 코어 제거' 트렌드를 주도한 것은 미디어텍이다. 2023년 11월 발표한 디멘시티 9300 칩에서 효율 코어를 전면 배제한 것이다.
당시 업계의 거인 퀄컴(Qualcomm)은 2023년 10월 스냅드래곤 8 젠 3(Gen 3)까지만 해도 △ARM 코텍스-X4 1개 △코텍스-A720 3개 △코텍스-A720 2개 △ARM 코텍스-A520 효율 코어 2개 구성을 유지했다.
하지만 2024년, 퀄컴은 스냅드래곤 8 엘리트(Gen 4)를 출시하며 고성능 오라이온(Oryon) 코어 2개와 중급 성능 오라이온 코어 6개로만 구성, 사실상 미디어텍의 전략을 뒤따랐다. 한때 칩 제조 업계의 약체로 평가된 미디어텍이 업계 최고 포식자의 전략 변경을 이끌어낸 중대한 발전이다.
퀄컴은 2024년, 스냅드래곤 8 엘리트 내부의 오라이온 CPU 코어를 높은 클럭(주파수)으로 구동할 때, 저부하 작업에서도 암(Arm)의 소형 효율 코어만큼의 전력 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설명은 사실상 효율 코어를 따로 탑재해야 할 존재 이유(raison d'être)가 사라졌음을 인정한 셈이다.
물론 칩의 전반적인 성능은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지만, 2023년 이후 미디어텍 칩의 경쟁력이 실질적으로 향상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디어텍은 고성능 코어만으로 코어 간 효율 균형을 재구성한 결과, 더 높은 단일 및 멀티코어 성능과 동시에 전력 효율도 크게 향상시켰다고 강조한다.
TSMC 3nm 공정·AI 2배 성능…'디멘시티 9500'의 강력한 제원
이번에 공개한 디멘시티 9500은 그 정점으로, TSMC 3nm(N3P) 공정에서 제조된다. 8코어 CPU 구성은 구체적으로 △4.21GHz 클럭의 ARM C1-Ultra 코어 1개(2MB L2 캐시) △3.50GHz의 ARM C1-Premium 코어 3개(1MB L2 캐시) △2.70GHz의 ARM C1-Pro 코어 4개로 이루어졌다. L3 캐시는 16MB를 탑재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는 ARM Mali-G1 Ultra MP12를 탑재해 기존 대비 33% 향상된 최대 성능과 42%의 전력 효율 개선을 이뤘다. AI 연산을 담당하는 미디어텍 NPU 990은 'Generative AI Engine 2.0'을 포함, 전 세대 대비 2배 빠른 연산 능력과 56%의 전력 소모 감소를 실현했다.
이 외에도 10667MHz의 LPDDR5X 메모리와 UFS 4.1 스토리지, 5G(Sub-6GHz, 5CC-CA) 통신을 지원한다. 카메라는 최대 320MP(3억 2000만 화소) 센서와 8K 60fps 및 4K 120fps 동영상 촬영을, 디스플레이는 MiraVision 기술을 적용해 WQHD+ 해상도에서 180Hz 주사율을 지원한다.
WCCF테크는 디멘시티 9500이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젠 5와 일부 영역에서는 동등한 수준을, 다른 영역에서는 근소한 차이의 2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AI 및 멀티미디어 처리에서 강점을 보이며 성능과 전력 효율에서 뛰어난 균형을 이뤘다는 분석이다. 반면 삼성 엑시노스 2600과 같이 여전히 효율 코어를 포함하는 칩셋들은 효율 코어의 실제 효용성에 대해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업계 인식이 확산되며 차세대 칩 설계 방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