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 전쟁 중재를 위한 협상이 “매우 근접했다”며 이번 주말 중동 방문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안에 합의 서명 가능성이 높다”며 “일요일쯤 직접 방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미·카타르·터키 협상단, 이집트서 막판 조율
FT에 따르면 미국, 카타르, 터키의 고위 대표단은 이날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가자 휴전 및 인질 석방을 포함한 ‘트럼프 평화안’의 세부 조율을 벌였다.
미국 측에서는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참석했다. 카타르의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와 터키 정보기관 수장 이브라힘 칼른도 합류했다. 이스라엘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최측근 론 더머를 협상 대표로 파견했다.
이 협상의 사정에 정통한 한 외교 소식통은 “각국이 남은 쟁점을 정리하고 합의 이행 방안을 구체화하는 단계”라고 FT에 전했다. 그러나 하마스의 무장 해제, 이스라엘의 단계적 철수 시점, 그리고 국제감시단 역할 등 핵심 쟁점에서 여전히 의견 차가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하마스 “국제사회 보장 필요”…이스라엘은 ‘1단계 합의’에 집중
하마스는 가자 통치권을 내려놓고 인질 48명(이 중 생존자 약 20명)을 석방할 의사를 밝히면서도 이스라엘이 과거 휴전 합의를 어긴 전례를 언급하며 “국제사회로부터 실질적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협상에 참여한 서방 외교관은 “하마스는 이번 합의가 자신들에게 최선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랍국가와 미국이 확실한 보증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협상의 초점을 인질 석방이 포함된 1단계 조치에 맞추고 있다. 트럼프의 20개 항 평화안에 따라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 대가로 무기징역 중인 팔레스타인 수감자 250명과 2023년 10월 전쟁 이후 체포된 가자 주민 1700명을 풀어줄 예정이다. 그러나 마르완 바르구티 등 고위 팔레스타인 인사의 석방 여부는 이스라엘 극우 연정 내부의 강한 반발이 예상돼 협상의 최대 난제로 꼽힌다.
◇ 아랍국가 “PA 참여 확대해야”…네타냐후, 수정안 제시
FT는 아랍권 국가들이 “가자 임시정부 구성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자치정부의 역할을 거듭 거부하며 트럼프 평화안의 일부 조항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협상국들은 “하마스가 결코 수용할 수 없는 방향으로 내용이 바뀌었다”며 조정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