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구글 추격...내년 GPU 판매량 추정치 대비 약 4% 낮을 것"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경쟁 우위가 다른 AI 칩 제조사들의 추격으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고 씨티그룹이 8일(현지시각) 진단했다.
CNBC에 따르면 씨티의 아티프 말릭 애널리스트는 이날 고객 메모에서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 하락 위험을 경고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220달러에서 21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씨티는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 의견은 ‘매수(Buy)’ 등급을 유지했다.
씨티가 새롭게 제시한 목표주가는 엔비디아의 지난 5일 종가인 167.02달러보다 여전히 25%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24% 넘게 상승했다.
말릭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데에 대해 지난주 브로드컴의 최근 분기 실적 발표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브로드컴은 2025 회계연도 3분기(5~7월) 견고한 실적 성장세를 기록했고, 네 번째 미공개 고객으로부터 100억 달러 규모의 맞춤형 AI 칩 XPU를 주문받았다고 발표했다.
말릭은 브로드컴의 실적 결과를 반영해 엔비디아의 2026년 GPU 판매량이 기존 추정치보다 약 4%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한 브로드컴과의 경쟁 심화에 더해, 구글의 텐서 처리 장치(TPU)가 엔비디아 GPU 판매에 점차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TPU는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전용 반도체로, 딥러닝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최적화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말릭은 “이전에 AI XPU 칩 판매가 2026년에 GPU 판매를 앞설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2026년 엔비디아 GPU 매출에 약 120억 달러 영향을 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오는 10월28일로 예정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기조연설을 주목하고 있다. GTC는 엔비디아가 매년 주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AI·가속 컴퓨팅 기술 콘퍼런스다.
엔비디아 주가는 7월에 한때 184.48달러까지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지난 한 달간 약 8.6% 하락했다. 2분기 데이터센터 매출 증가율이 예상보다 낮았던 점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뉴욕 시장 초반 지난 주말 대비 1.6% 오른 169.69달러에 거래됐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