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벤 시그먼, 양자 내성 알고리즘 적용 지갑 공개
비트코인 프로토콜 온체인 적용까지는 커뮤니티 합의 필수
비트코인 프로토콜 온체인 적용까지는 커뮤니티 합의 필수

최근 한 개발자가 양자 내성 알고리즘을 통합한 비트코인 지갑을 공개하며 미래 보안 문제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27일(현지시각) 암호화폐 전문매체 이더뉴스에 따르면 최근 개발자 벤 시그먼은 인기 비트코인 지갑인 블루월렛(BlueWallet)을 포크(Fork-기존 소프트웨어의 소스 코드를 복사해 새로운 독립적인 개발 라인을 시작하는 것)하여 포스트퀀텀(Post-Quantum, 양자 후) 알고리즘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래의 양자 컴퓨터 공격에 대비하여 비트코인의 방어력을 시험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양자 내성 알고리즘 도입, 미래 위협 대비
이더뉴스에 따르면 시그먼은 지갑 코드에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2024년 초안에 포함된 'SHAKE-127과 SPHINCS+'라는 두 가지 양자 내성 암호 방식을 통합했다. 이 알고리즘들은 현재 비트코인에 사용되는 타원 곡선 서명을 해독할 수 있는 '쇼어 알고리즘'과 같은 양자 기반 공격에 저항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시그먼의 실험 지갑은 표준 시드 구문을 사용해 주소를 생성하지만, "bc1s" 접두사와 호환되지 않는 서명 유형을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 비트코인 거래를 처리할 수는 없다. 이에 대해 시그먼은 이번 출시를 '개념 증명(Proof of Concept, PoC)'이라고 설명하며, 사용자와 개발자들이 양자 저항 서명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탐구할 수 있도록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수정된 인터페이스를 통해 사용자들은 '양자 증명'을 확인하고 일반 키와 함께 '양자 이후 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
포스트 양자 암호: 비트코인의 미래 방패
포스트 양자 암호(Post-Quantum Cryptography)는 현재의 디지털 서명을 양자 컴퓨터에 저항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대체하는 기술이다. 미래의 양자 컴퓨터가 현재의 개인 키를 해독할 수 있게 되더라도, 이러한 새로운 암호 체계 하에서는 암호화된 자금이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다.
시그먼은 지난해 12월, 양자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비트코인 개선 제안 360(Bitcoin Improvement Proposal 360, BIP 360)을 제안한 바 있다. 이 제안은 비트코인이 양자 안전 주소와 서명을 처리하는 방식을 표준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이번 지갑 공개와 연장선상에 있다.
온체인 적용까지는 '시간과 합의' 필요
현재 시그먼이 포크한 블루월렛은 아직 온체인 사용을 지원하지 않는다. 모든 거래가 블록체인 상에서 완료되기 전에 서명 및 주소 형식이 비트코인 프로토콜의 규칙과 일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코드는 개발자들이 양자 안전 도구를 테스트하고 개선할 수 있는 명확한 경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러한 양자 안전 기술을 비트코인 프로토콜에 실제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프로토콜 업데이트와 커뮤니티의 광범위한 합의가 필수적이다. 시그먼의 이번 연구는 시간과 협력을 통해 비트코인 코드 기반이 양자 위협에 적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지갑 개발자와 노드 운영자들이 새로운 주소 규칙과 서명 확인에 대해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양자 안전 지갑의 등장이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양자 보안 논의를 어떻게 진전시킬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비트코인의 장기적인 보안 로드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