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가 16일(현지시각) 2% 넘게 뛰면서 다시 상승 흐름 시동을 걸었다.
맞춤형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 역시 1% 중반대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이날로 나흘째 서로 공습을 주고받으면서 중동 지역 불안이 고조되는 와중에도 엔비디아 등 AI 반도체 종목들이 강세를 보였다.
소버린 AI
유럽 정상들은 국가 주도의 AI, 이른바 소버린 AI로 AI 시대에 대응해야 한다는 황 CEO의 주장에 공감했다. 엔비디아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낼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소버린 AI는 실상 중국에서 시작됐다.
미국 빅테크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웬만한 나라 예산과 맞먹는 돈을 들여 엔비디아 AI 반도체를 구매해 앞다퉈 AI 개발에 나서는 가운데 중국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미 빅테크의 AI에 맞서고 있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 속에서도 연초 미 빅테크의 AI 성능에 버금가는, 일부 면에서는 더 탁월한 AI인 R1을 공개해 시장을 발칵 뒤집기도 했다.
그 성공을 본 아랍 산유국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순방 길에 너도 나도 엔비디아 반도체를 사겠다며 소버린 AI 계획을 내놨다.
엔비디아의 황 CEO는 자금력이 높은 유럽에서도 소버린 AI 바람을 일으키기로 작심하고 유럽으로 날아가 결국 성공시킨 것으로 보인다.
미국, 아랍
미국도 소버린 AI 시동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바로 다음날인 지난 1월 21일 백악관에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겸 CEO 손정의를 불러 미국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업들이 돈을 대 투자하고 정부는 각종 지원을 해주는 형태다.
지난 달에는 트럼프의 아랍 순방 길에 올트먼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함께해 아랍 국가들을 이 대열에 끌어들였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소버린 AI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면서 엔비디아 반도체를 주문을 희망했고, 트럼프는 고성능 반도체 수출을 허가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망 왕세자는 사우디를 국제 기술 허브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자신의 ‘프로젝트 트랜센던스(초월)’ 계획에 배정한 1000억 달러로 소버린 AI를 구축하겠다고 다짐했다.
1조5000억 달러 시장
오펜하이머의 릭 섀퍼 애널리스트는 소버린 AI 시장 규모가 최종적으로1조5000억 달러(약 20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유럽 시장은 약 120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섀퍼는 예상했다.
이는 사실상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에 엄청난 기회다.
섀퍼에 따르면 1기가와트 용량의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때마다 엔비디아는 최대 500억 달러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섀퍼는 2028년까지 기가와트급 용량의 데이터센터들이 다수 들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16일 분석노트에서 엔비디아가 AI 산업 최전선에 우뚝 서 있다면서 엔비디아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솔루션과 독창적인 ‘랙-스케일’로 AI 분야에서 가장 큰 혜택을 볼 종목이라고 강조했다.
랙 스케일은 개별 그래픽반도체(GPU)나 서버 대신 랙 단위로 통합된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을 설계하고 제공하는 엔비디아의 독창적인 방식이다.
섀퍼는 이날 엔비디아 실적상회(매수) 추천과 175달러 목표주가를 재확인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