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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갈등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유가 4배 오를 수 있어

미국 주식시장, 최악의 경우 절반 가까이 떨어질 수도
미국 텍사스주 오데사 외곽의 퍼미안 분지 유전의 가스 터빈 발전소 근처에서 펌프잭이 작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텍사스주 오데사 외곽의 퍼미안 분지 유전의 가스 터빈 발전소 근처에서 펌프잭이 작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3일(현지 시각) 시킹알파(Seeking Alpha) 보고서는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군사 갈등이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막을 경우 국제 유가가 네 배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 13일 이란 핵시설과 군사기지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이어 이란이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했다. 미국 회계감사원(GAO)은 2023년 연구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전 세계 원유 유통량의 20%가 차질을 빚으면서 유가가 배럴당 3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JP모건 등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해 기관별로 유가 상승폭에 대한 전망이 다르다.

바클레이스 분석가 아마르프리트 싱"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막으면 에너지 시장에 큰 충격이 온다"고 말했다. 실제 1973년 석유파동 때도 유가가 네 배 오른 바 있다. 이번 사태가 길어지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

금융시장은 처음 충격에서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JP모건 분석가 크리스티안 케르"주가가 크게 떨어질 위험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최악의 경우 미국 주식시장이 30~50% 떨어질 수 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S&P500 지수가 56.8% 하락한 사례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입국 현황. 사진=신한투자증권이미지 확대보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입국 현황. 사진=신한투자증권

이란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미국도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란은 중동 지역 석유 시설과 미군 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고 반복해 밝혔다. 극초음속 미사일 등으로 석유 인프라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실제로 이란은 과거 사우디아라비아 아브카이크-쿠라이스 시설 공격을 지원한 바 있다.

미국 내에서도 이란 잠복 테러리스트 세포가 활동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FBI는 이란 지시에 따라 미국 내에서 테러 공격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중요한 인프라가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이 증권가에서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투자자들이 자산 구성에서 위험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스트라티지크 자산 구성 계획 책임 분석가 린지 그램"채권 비중을 늘리고, 에너지와 방산, 금 등 안전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운과 대체 에너지 관련 기업 주식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책임 이코노미스트 라이언 스위트"원유가 10달러 오를 때마다 물가상승률이 0.5%포인트씩 오른다"고 계산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더 오랫동안 높게 유지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해 주식시장에 추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월스트리트 여러 전략팀은 "미국 주식 매도 비중을 늘리고, 지정학적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기존 60:40(주식:채권) 자산 구성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번 위기가 길어지면 세계 경제성장률이 0.5~1.0%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이스라엘-이란 갈등은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세계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시장은 처음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증권가와 금융권 안팎에서 나온다. 투자자들은 자산 구성에서 위험을 줄이고, 지정학적 혼란에서 이익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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