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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대선] 타임誌 “이재명 시대…美·日과 거리 두고 中·北과 협력 강화 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 2일 경기도 하남에서 열린 선거 유세를 마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 2일 경기도 하남에서 열린 선거 유세를 마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3일 조기에 실시된 한국의 제22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령 선포·탄핵·파면으로 이어졌던 극심한 정치 혼란이 막을 내리고 진보 정권이 다시 집권하게 됐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분석했다.
타임은 이재명 당선인은 바로 4일 취임하게 됐으며 민주당은 오는 2028년까지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강력한 통치 기반을 갖추게 됐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선거운동 기간 동안 중도 확장 전략을 구사한 결과 역대 최고 투표율을 바탕으로 강력한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한 만큼 향후에는 진보적 개혁 정책을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고 타임은 전망했다.

타임에 따르면 이 당선인은 노동·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경제 성장의 과실을 보다 공정하게 분배하고 대기업의 과도한 영향력을 견제하는 강력한 국가 역할을 강조해왔다. 다만 최근에는 코스피지수 2배 상승,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추진 등 시장 친화적 발언을 내놓으며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급격히 악화된 소비자·투자 심리를 회복하려는 행보도 보였다. 그러나 타임은 이같은 재계 친화 정책이 제도적 저항에 부딪혀 제한적으로 시행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당선인은 향후 사회복지 지출 확대, 부유층과 기업에 대한 증세, 대기업 규제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4일 취임 후 국무위원 인선과 예산안 마련 등의 업무가 기다리고 있어 구체적인 정책 로드맵은 오는 8월 중순께, 첫 예산안은 9월에나 공개될 전망이라고 타임은 예상했다.

외교 분야에서는 이 당선인이 미국과 일본과의 거리 두기를 예고하면서 중국과 북한에 보다 유화적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이 당선인은 윤석열 정부의 한일 관계 개선 노력에 대해 “굴종적”이라고 비판한 바 있으며 미국·일본과의 3자 안보 협력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반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으며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도 긍정적 의지를 나타냈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통일 포기’ 선언과 함께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남북 간 대화는 현실적으로 당분간 큰 진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타임은 내다봤다. 타임은 “이 당선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접촉을 재개할 경우를 대비해 서울의 역할을 확보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경제 측면에서는 미국과의 통상 협상이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설정한 90일 관세 유예 기간이 다음달 9일 종료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한미 간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못할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품에 부과되는 관세는 10%에서 25%로 대폭 인상된다. 한국의 최대 수출 대상국이 중국, 두 번째가 미국인 점을 감안하면 경제 회복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당선인은 일본 등 타국과의 협상 사례를 참고하며 시한 연장을 요청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타임은 “이재명 정부가 최근 몇 년간의 정치적 분열과 제도적 갈등, 위기 상황 이후 등장한 강력한 정권이라는 점에서 향후 한국 정치의 지형을 크게 바꿀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타임은 “이 당선인이 정책의 일부라도 실현한다면, 한국의 정치와 국제적 위상이 수년간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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